중국 당국 규제의 핵심 대상이 된 알리바바가 사내 성폭력 사건에 까지 연루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알리바바의 한 직원은 8000단어 분량의 글을 올려 자신이 상사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을 사내 게시판에 폭로했습니다. 출장에서 만난 고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렸지만 회사 측에서 묵살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여성 직원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달 25일입니다. 여성은 팀장과 함께 산둥성 지난시로 출장을 갔으며 비즈니스 접대 술자리에서 고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술자리에서 고객이 여성에게 입맞춤을 했다는 겁니다.
또 술에 취한 이후에 정신을 차렸더니 옷이 벗겨진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호텔 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상사가 자신의 방에 4번이나 드나든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여성 직원은 "(상사가) 내 호텔 방에서 콘돔을 끼고 네 번이나 성폭행했다"며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눈물이 난다"고 썼습니다. 이어 "내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악몽을 꾸는 것 같이 두렵고 무기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여성은 해당 사건을 회사 측에 알리고 상사의 해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내에 해당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팀장은 경찰 조사에서 "여성이 주도한 일"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적힌 글이 중국 SNS '웨이보'에 퍼지며 조회수가 8억 5000만 회를 넘어서고, 알리바바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알리바바 회장이 직접 나서서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알리바바 장융 회장은 "사건을 접한 뒤 충격과 분노, 수치심을 느낀다"며 사과를 전했으며 "(성범죄를) 저지른 직원은 해고될 것이고 다시는 고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팀장은 지난 9일 해고됐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의 최고 사정기관까지 나서서 알리바바를 비판하며 해당 사건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와 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는 공동 성명을 발표해 "법적 처벌의 문제를 떠나 이번 사건의 배후에 암묵적인 관행이 자리 잡고 있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에 나타난 불량한 직장 질서와 이해하기 힘든 술자리 문화 등 문제는 (기업들에) 암묵적 관행이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율위와 감찰위는 중국 공안이나 검찰 등 정식 수사기관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당원과 공직자의 각종 비위를 최우선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알리바바를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타랑칭녠’은 "알리바바가 온라인상에서 홍보 조직을 동원해 사내 성폭력 사건이 이슈화되는 것을 막으려 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며 "한국의 재벌처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라. 여기는 중국"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크다고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망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비즈니스 전쟁에서 져서 타도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민에 의해 타도될 것"이라고 알리바바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인'이라 불리는
한편 지난해 10월 마윈은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이후 3조원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은 적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