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심어준 아버지, 대한민국 비춰달라"…최재형 입양 아들 편지

큰아들이 유학 전 최재형에 남긴 편지 공개
"친구들이 꿈꿀 수 있는 나라 만들어달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큰아들 영진 씨가 아버지인 최 전 원장에게 "대한민국에 빛을 비춰달라"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겨 화제입니다.

어제(11일) 최 전 원장 캠프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이 입양한 첫째 아들 영진 씨는 지난 7월 말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며 최 전 원장에 편지를 썼습니다.

영진 씨는 A4용지 1.5장의 분량의 편지를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선 아버지에게 "친구들이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진 씨는 편지에서 "(아버지는) 그동안 저를 강하게 정직하게 성실하게 키워주시고 올바른 길과 그렇지 못한 길을 구분할 수 있게 키워 주셨다"면서 "이렇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용기와 기회 결코 헛되게 살지 않고 항상 시간과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더 열심히 성장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어렸을 때는 고아원에서 막연하게 하루살이처럼 하루만 잘 먹고 잘살고자 꿈과 생각보다는 음식, 놀기 등 욕구에 눈이 멀어 살았다. 하루하루 고통과 아픔에 제 생각과 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10살 때 저는 꿈도 없었고 (입양으로) 완전히 바뀐 삶에 적응하기도 힘들어서 저 스스로도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아빠는 저를 믿어주고 항상 묵묵히 방향키가 돼주고 파도도 막아주셨다"며 "이것저것 다양한 삶을 경험을 통해 생각과 꿈을 심어주었고 아버지의 행동으로 어떻게 사는 것인지 보여주셨다"라고 밝혔습니다.

영진 씨는 "솔직히 고아원에서 10년을 살아 군대 안 가도 괜찮지만, 당당히 갔다 왔고 제 할 일 열심히 하면서 힘들지만 행복하다"며 "아빠는 대한민국에 빛을 비춰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젊고 어린 친구들이 사회에 설 수 있는 자리기 줄어들고 없어지고 있다. 제가 아빠 밑에서 꿈을 꾸고 이루려고 노력하며 사는 것처럼, 많은 친구들도 그렇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최 전 원장은 두 딸과 두 아들, 총 4명의 자식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00년과 2006년 아내가 봉사하던 보육원에서 두 아들을 입양했습니다.

앞서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최 전 원장의 입양을 접하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본인이 아이를 정말 깊이 사랑한다면 더는 입양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영진 씨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입양을 더 많이 언급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최 전 원장은 해당 편지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도 입양하고 자라면서 굉장히 어려웠던 적이 있었는데 잘 자라줬다"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