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제한 명령에 현장 복귀 어려울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결정을 받으면서 한동안 7만 원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올 초 기대감대로 '10만 전자'에 등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어제(9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81,500원) 대비 보합세로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8만 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어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들의 결정을 그대로 심의했습니다.
다만 이날 삼성그룹 주의 주가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습니다. 호텔신라우가 4.76%, 삼성증권(0.78%), 삼성SDI우(0.56%), 삼성SDI(0.26%)만 상승했고, 에스원(-1.45%), 삼성물산(-1.38%), 삼성전기(1.29%) 등은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980만6426주를 순매도한 개인과 달리 외인이 무려 775만1964주를 순매수하면서 8만 원대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증폭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투자 업계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본격적으로 결정됨으로써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로 향후 주가가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국 등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에 속도가 붙어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복귀는 대규모 투자와 연결된다"며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 SK하이닉스의 46조 원 투자 발표, CJ의 전략 발표는 모두 그룹 총수의 사면 혹은 가석방 이후 발표됐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 이후에도 대규모 투자와 M&A 등 굵직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우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받은 징역형에 한정됐습니다. 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은 최악의 경우 재수감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또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가석방으로는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경법)에 따른 5년의 취업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 현장 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삼성그룹 주의 주가가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가석방에도 크게 요동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팹리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M&A 추진과 같은 빅뉴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묵시적 청탁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그리고 이 부회장이 지난달 말로 형기 60%를 채우면서 어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오는 13일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고 밝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