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REPORT : 4차 국가철도망으로 본 '부동산 돈맥 지도' ◆
8호선·수인분당선 복정역에서 4호선 정부과천청사까지 잇는 노선(20.2㎞)이다. 3차 철도망엔 복정역~경마공원역까지로 계획됐지만 정부는 이 노선을 연장해 과천정부청사까지 연결하기로 했다.
위례·과천선 개통 최대 수혜지로는 과천시 문원동과 중앙동 일대가 꼽힌다. 개발업계에선 경마공원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사이에 역 3개 정도가 추가될 것으로 보는데 이 지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서울 강남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30분에서 15분까지 단축 가능하다.
이 노선은 과천뿐만 아니라 강남구 세곡동, 서초구 우면동 등 서울 강남권에서 교통 오지로 꼽히던 지역에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서역(3호선), 구룡역(수인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신분당선)에서 강남권 주요 노선과 환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도 상당한 교통 수혜를 볼 수 있다. 그동안 복정역과 8호선 장지역을 이용했는데 강남역까지 이동하려면 가락시장역이나 잠실역까지 가서 환승해야 해 30분이 걸렸기 때문이다. 위례·과천선이 뚫리면 신분당선과 연계해 약 10분 정도 이동 시간이 줄어든다.
◆ 대장·홍대선: 수도권 서부 주민의 '단비'
2호선·공항철도 홍대역에서 부천 대장신도시까지 연결하는 노선이다.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는 대장신도시의 핵심 교통 대책으로 마련됐다. 대장·홍대선은 교통 여건이 취약했던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나 마찬가지다. 서울 도심을 지나진 않지만 현재 계획된 10개 역 중 6개가 환승역이다. 연결되는 노선이 2호선, 9호선, 공항철도 등이라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다.
이 노선은 경기도 부천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양천구 신월동, 마포구 상암동 등 영향을 미칠 지역이 광범위하다. 상암동의 경우 지금은 강남권으로 가기 어렵지만 대장·홍대선이 뚫리면 가양역까지 두 정거장만 가면 9호선 환승이 가능해진다.
수색·증산뉴타운, 고양 향동지구, 멀리는 고양 창릉지구까지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부천과 신월동 일대도 효과가 확실하다. 대장·홍대선이 놓이면 가양역을 통해 강남권으로, 홍대역을 통해 도심권으로 접근이 쉬워진다. 현재 건설 중인 노선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신월역에는 신월사거리~양천구청~오목교~목동종합운동장~당산역으로 이어지는 경전철 목동선이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 신분당선 연장:고양·은평·수원 등 폭발력
4차 국가철도망엔 신분당선을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북쪽으로는 1호선 용산역부터 고양 삼송신도시를 잇는 방안을, 남쪽으로는 수원 호매실에서 화성 봉담까지 연결한다.
이 노선은 수도권 광역교통망에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북부 연장선은 삼송~은평뉴타운~독바위~상명대~시청~서울역~용산을 잇는다.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신분당선 2단계 연장(용산~신사)과 맞물리면 수도권 서북부에서 시청·용산·강남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만들어진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의 가장 큰 혜택은 서울 은평구 일대가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바위역에서 강남권으로 이동하려면 합정역까지 내려와 2호선으로 환승해서 또 한참을 가야 해 거의 1시간이나 걸렸다. 하지만 이 노선이 뚫리면 신논현역까지 20분대면 접근이 가능하다. 3호선밖에 쓸 수 없던 고양 삼송신도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신분당선을 남쪽으로 늘리는 개발 계획은 서북부 연장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이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 노선의 최대 수혜지는 경기도 수원시다. 수원시에는 화서~호매실~동수원~월드컵경기장 등 4개 역이 들어선다.
◆ 강동·하남·남양주선:9호선이 남양주 연결
고덕 강일지구부터 하남 미사신도시~남양주 왕숙2지구~남양주 왕숙1지구를 잇는 노선이다. 현재 중앙보훈병원에서 강일지구까지 잇는 4단계 연장 사업이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니, 9호선 5단계 연장 사업으로 보면 된다. 이 노선은 3기 신도시인 왕숙신도시(6만6000가구)의 교통 개선을 위해 계획됐다. 수도권 GTX-B 노선과 더불어 왕숙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이다. 국토부는 왕숙1지구와 2지구에 모두 9호선이 지나가도록 연결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 다만 이 노선은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왕숙신도시 입주 시기(2027년 목표)엔 이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동·하남·남양주선의 최대 수혜 지역은 미사신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개발업계의 관측이다. 미사신도시에 지하철역이 5호선 미사역 하나밖에 없는데 9호선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노선보다 배차 간격이 긴 5호선 대신 9호선이 들어오면 서울 강남권·여의도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신구로선은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새로 등장한 노선이다. 시흥대야역에서 시작해 부천시 옥길동, 구로구 항동, 온수동, 궁동과 개봉동, 고척동을 지나 양천구청역과 목동역까지 9개 역 정도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노선이 뚫리면 시흥대야역에서 목동역까지 기존 45분에서 15분까지 접근 시간이 단축돼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관심이 높다. 환승역은 온수역(1, 7호선), 양천구청역(2호선), 목동역(5호선) 등이다.
이 노선의 최대 수혜지는 서울시 구로구가 꼽힌다. 항동, 온수동, 고척동, 개봉동 쪽으로 신구로선이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목동 방향으로 지금보다 접근이 훨씬 쉬워지고, 영등포·홍대 방면으로 진출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접근성이 좋은 7호선과 도심 방향으로 뻗는 1호선을 지닌 온수동 일대는 트리플 역세권까지 가능해 기대감이 가장 크다.
경기도에선 시흥 구도심과 부천 옥길지구가 대표 수혜지로 꼽힌다.
◆ 위례·삼동선:경기 광주에서 강남까지 20분
위례중앙역에서 경기도 광주삼동역을 잇는 노선이다. 경전철 위례신사선(신사역~위례신도시)을 광주시까지 연장한다. 대개 경전철은 일반 전철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위례신사선과 연장 노선인 위례·삼동선은 얘기가 다르다. 교통 불모지였던 위례신도시와 광주시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단번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위례·삼동선은 성남 구도심과 경기도 광주시 주민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성남 구도심인 중원구 일대엔 역이 4개가량 뚫릴 전망이다. 변변한 광역교통망이 없는 광주시에선 경강선 삼동역을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위례신도시 입주민들은 위례·삼동선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위례신도시를 지나는 지하철이 없어 위례신사선 경전철이 뚫리기만 학수고대했는데, 삼동까지 연장되면 정작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지하철 이용이 불편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계획 현실화까지 장시간 소요
경제성 논란 번지면 좌초될수도
철도 등 굵직한 교통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큰 상승기를 맞는다.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는 입지와 건물 가치 중에서 입지 가치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이다.
개발 업계에선 철도가 뚫릴 경우 단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고 판단한다. 일반적으로는 착공과 개통에 맞춘, 두 번의 시기가 가장 큰 가격 상승기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신분당선 남부 연장 노선(정자역~광교역)과 맞물려 수지구청역 역세권 단지인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마을 7단지'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곳 전용 84㎡ 매매가는 착공 이후 1년간(2010년 10월~2011년 10월) 10%가량 상승했다. 또 2016년 1월 개통에 임박해서 직전 한 달간(2015년 12월~2016년 1월) 약 5% 올랐다. 거래량도 크게 늘어난다. SRT 지제역의 최대 수혜지인 경기도 평택시에서는 SRT 착공 시점인 2011년 상반기 6618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직전 연도 상반기(4695건) 대비 41.0% 늘어난 수치다. 개통 시점인 2016년 12월에는 전월 1706건 대비 176.79% 급등한 4722건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도 개발계획이 발표됐다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광역교통망은 개발계획 발표부터 실제 개통까지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는 데다 경제효과에 대한 논란이 붙으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 서남부의 핵심 교통망으로 꼽히는 신안산선(안산 한양대역~서울 여의도, 44.7㎞)을 정부가 처음 발표한 것은 2002년 11월이었다. 2003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함께 시험대에 올랐던 노선이 이미 개통이 끝난 신분당선이다. 하지만 신안산선은 처음부터 정부 주도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수익성이 있느냐를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예타를 두 번이나 받은 걸로 모자라 민자사업으로 전환한 후인 2015년 9월에 가서야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등 사업이 끝없이 공전했다. 결국 사업자가 선정되기까지 15년이나 걸렸고, 계획 발표 이후 17년이 지난 2019년 9월에야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이 노선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그동안 신안산선 주변 지역은 '애타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된 일부 노선도 벌써부터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의 경우 이번 계획에 포함돼 큰 고비를 넘긴 했지만 이미 10년째 예타에 막혀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미덥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그러나 서울시는 경제성만을 적용한다면 강북에서는 예타 통과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균형발전을 고려하면 종합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