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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아름다운 황혼은 없다…'죽을 때까지' 일해야

기사입력 2021-07-28 10:01 l 최종수정 2021-08-04 10:05
대한민국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 OECD 1위
고령층 68.1%가 '생계 목적으로' 일하기 원해
노인 일자리·정년 연장 등의 방안 모색 필요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황혼'을 보내기란 쉽지 않아보입니다.

미흡한 노후준비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연금은 기대수명과 함께 노인 빈곤율, 노인 자살률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어제(27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는 세계 주요국에 비해 열악한 대한민국의 노인 복지 현황을 보여줍니다.

55~79세 고령층 인구 1천476만6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등의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의 비율은 48.4%였고 월 평균 수령액은 64만원이었습니다. 이때 25만~50만 원 미만 비중이 38.1%를 차지했고, 15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1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43.4%로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주요 선진국 미국(23.1%)과 일본(19.6%), 영국(14.9%)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퇴직연령이 빠른 것도 생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524만5천명이 평균 49.3세에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그만두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1천5만9천명의 고령층(68.1%)이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 장래에 일하기를 원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일하는 즐거움'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33.2%)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장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평균 73세까지 계속 일하기를 원했으나 70~74세 고령층은 79세, 75~79세는 82세까지 일하고 싶어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3세로, 결국 우리나라 노인들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 것입니다.

한편 고령층으로 편입되는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정책은 부족한 것이 실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연령별 인구 규모는 50대(860만명) - 40대(820만명) - 60대(700만명) - 30대(670만명)- 20대(670만명) - 10대(470만명) - 10세 미만(380만명) 순입니다.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40~50대가 고령층 인구로 편입되면 생산 주력 인구인 10~20대에 비해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하는 고령층 인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9월에 발표한 2020~2060 장기재정전망에서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가 지속될 경우 국민연금이 2041년 적자로 전환하고 2056년에는 기금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고령층 증가 속도에 비해 고령층을 위한 일자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청년층 취업난 이상의 문제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고령화 속도를 반영한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재정으로 급격히 불어나는 노인 일자리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는 만큼 연공서열식 호봉급보다는 직무성과급으로 전환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며 "국가가 만들어 놓은 정년 60세는 연금이나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제도 등 여러 사회제도에 영향을 주며, 임금 구조나 직급 체계 등 노동시장 전반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정년 제도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생산 인구의 수나 사회의 다양한 제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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