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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원일기 2021' 김현기 PD "추억 훼손 않고 의미 되새기려 했다"

기사입력 2021-07-09 13:50 l 최종수정 2021-07-09 13:56

`전원일기`. 사진제공| MBC
↑ `전원일기`. 사진제공| MBC
MBC를 드라마 왕국으로 만들어준 일등 공신 '전원일기'가 19년만에 돌아와 시청자들에 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가운데 김현기 PD가 마지막까지 관심을 당부했다.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이하 '전원일기 2021') 연출을 맡은 김현기 PD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좋아해주실줄 몰라 놀라고 있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원일기'는 양촌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다. 지난 1980년 10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23년간 총 1088부작 방영된 작품으로 매주 화요일 밤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원일기'가 보유한 23년간 방영이라는 이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나오기 어려운 대기록은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김현기 PD는 '다큐플렉스-청춘다큐 다시스물'로 '뉴 논스톱', '커피프린스 1호점'에 이어 '전원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4부작으로 제작된 '전원일기 2021'은 최불암, 김혜자부터 김수미, 김용건, 고두심, 박순천, 조하나. 남성진, 김지영, 임호, 강현종, 박은수, 김혜정 등 추억 가득한 인물들이 출연해 반가움을 더했다.
김현기 PD. 사진| 스타투데이 DB
↑ 김현기 PD. 사진| 스타투데이 DB

김혜자와 최불암 등 '전원일기' 주역들은 과거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다시 드라마화 하자는 섭외를 거절하며 '추억 속에 남겨두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출연을 설득한 비결이 있을까. 김 PD는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운을 뗐다.
"MBC 창사 60주년을 맞아 제작된 프로그램이다보니 '전원일기'와 MBC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출연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희는 특정 프로그램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이 훼손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다큐멘터리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진의 생각과 다르게 나오거나 다른 방식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분도 계셨지만 최대한 많이 찾아뵈면서 진정성을 드러내며 설득드렸습니다. MBC를 도와주겠다는 마음도 가지고 계신 것 같았고요."
김 PD에게도 '전원일기'는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이다.
김 PD는 "'전원일기' 전성기 시절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을 했다. 그때는 그걸 보기 위해 온가족이 둘러 앉는 분위기였다.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와 함께 '전원일기'를 보고 끝나면 각자 자러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도 케이블 채널 등에서는 활발히 재방송되고 있다. '전원일기'가 방송되던 때엔 동시대의 시대상을 다루는 드라마였다면 지금은 현재에도 통하는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방송된 드라마였는데도 여전히 생명력을 갖는 이유는 '전원일기'를 끝까지 지켜낸 대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력과 진정성이 아닐까 싶다. 지금 봐도 화질만 떨어질 뿐 전혀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전원일기 2021'을 함께 만든 작가님 중 한 분은 '전원일기'를 한 편도 못봤다고 하더라. 어린 친구들도 '전원일기'는 몰라도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고두심 등 배우분들은 다 알지 않나. 리얼한 연기에 몰입이 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김 PD는 또 "'커피프린스 1호점'을 했을 때는 30~40대 사람들에게 '그때를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이번엔 부모님 세대에서 연락이 온다. 제 부모님도 주변 분들에게 연락이 온다고 하시더라. 기분이 좋았다. 기획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수 작가님이 '전원일기' 530회분을 썼다. 1년에 50회 나갔다고 치면 매주 나가야 하는 드라마 대본을 11년을 쓴 거다. 엄청난 노동 강도이면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둔거다. 비견할 수 있는 것은 '무한도전' 정도라고 생각한다. 2030에게 '무한도전'이 상당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5060에게 '전원일기'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전원일기 2021` 사진제공| MBC
↑ `전원일기 2021` 사진제공| MBC

'전원일기 2021'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을 꼽자면 '일용이네'가 오랜만에 모인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불미스러운 일로 한동안 TV 출연을 하지 못했던 박은수 배우부터 어린 복길이 역을 맡았던 노영숙까지 나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박은수를 출연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법 하다. 이에 대해 묻자 김 PD는 "처음 뵌 것은 지난 2월이었다. 그때만해도 방송 등에 사정이 나가기 전이었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할지 심의 쪽과 협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방송사들에서 박은수의 사정이 먼저 나가게 되면서 저희 입장에선 당혹스러워졌다"고 답했다. 최근 박은수는 사기죄로 복역한 뒤 기초수급자로 생활했던 사실과 돼지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어 "아직 수위조절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과 없이 나가다보니 '전원일기'에서 부부로 오래 연기를 해온 김혜정에 연락이 많이 갔다더라. 오랜시간 함께 연기했던만큼 감정의 앙금과 애증이 있을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정은 제작진에게 '풀고 가야할 것 같다. 자리를 마련해달라'며 만나겠다는 결심을 해줘 만남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일용이네 부부 뿐 아니라 어린 복길이가 딸을 데리고 나타나 더욱 시선을 끌었다. 김 PD는 "두 분 모두 아역 복길이를 너무 보고 싶어하더라. 연기를 떠나서 다른 삶을 사니 궁금해하기도 하고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도 있더라. 노영숙에게 연락했더니 박은수의 사정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던 차라 뵙고 싶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딸을 데리고 와도 되냐고, (극중) 부모님께 인사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풍성한 그림이 나온 것 같다. 무려 18년이나 부모-자식으로 살았다. 오랜만에 만나도 서로를 진짜 부모처럼, 자식처럼 생각하는 지점이 있더라. 제작진은 아무 개입 없이 자리만 마련했는데 가족같은 장면이 나오니 신기했다"고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전원일기 2021`. 사진제공| MBC
↑ `전원일기 2021`. 사진제공| MBC

김회장댁부터 일용이네 등 출연자들이 다시 만나 회포를 푸는 모습에서 고(故) 정애란의 부재가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 PD는 "가족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셔야하는데 딸 예수정 선생님이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해줬다. 인터뷰를 많이 하는 분이 아닌데 어머니에게 '전원일기'가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지 아니까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인터뷰 중 '전원일기' 식구들이 어머니를 자신보다 더 잘 챙겨줘서 감사했다고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말을 하시려 나온 것 같더라"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김 PD는 또 "9일 오후 8시 45분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4회에서는 최불암 선생님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추억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멘트가 현실적이고 부인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전원일기 2021'은 출연진에게도 제작진에게도 소중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4부의 제목이 위대한 유산이다. '전원일기' 속 김회장댁, 일용이네 등 중심 인물들 외에 양촌리 사람들의 모습도 담겼다. 또 '전원일기'는 끝났어도 출연 배우들이 그 자양분을 가지고 후속작들에 출연하면서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전히

'전원일기'라는 유산이 남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을 염두에 두고 마지막까지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2021년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전원일기'의 추억으로 초대한 '전원일기 2021'은 9일 오후 8시 45분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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