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문제집 사고 교통카드 충전하냐" 의문
전문가들 "추측성 의혹 자제해야"
지난 22일 하굣길에 실종된 경기도 성남시 서현고등학교 3학년생 김휘성 군이 실종 7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김 군의 죽음을 둘러싸고 온라인상에서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어제(28일) 오전 6시 33분쯤 분당구 율동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 방향 야산 능선을 수색하던 민간 특수 수색견이 숨진 김 군을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김 군은 실종 당시 입었던 교복 그대로 머리에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쓴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김 군은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9시쯤 들어가겠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더욱이 이날 김 군은 학교 책상 서랍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와 위치 추적이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 4시 40분쯤 하교한 김 군은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서현역 인근 서점에 들러 수능 관련 서적 5권을 구매했습니다. 이후 마을버스를 타고 분당구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군이 탔던 마을버스에는 블랙박스가 없었으나 해당 시간에 버스 정류장을 거쳐 간 다른 버스들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김 군이 마을버스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군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관상 몸에 상처 등이 없었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서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유족 동의 절차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김 군의 죽음과 관련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김 군이 유서를 남기지 않은 점 ▲ 극단적 선택을 앞두고 문제점을 산 점 ▲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마을버스는 현금으로 결제한 점 등입니다.
한 누리꾼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는데 수능 관련 교재를 구입한 건 쉽게 이해할 수 없다"며 "유서도 없고 일상생활도 자연스럽게 했는데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니 말도 안 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의혹이 확산하자 전문가들은 "억측을 자제해야 한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 교수는 "자살에는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다"며 "(김 군이) 주변 사람들에게 간접적이나마 전달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더라도 일상적인 행동은 할 수 있다"며 "자살의 경우 유서를 남기는 비율은 30% 이하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 순간 누가 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내면의 갈등은 분명히 있다"며 "굉장히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 같아 슬프고 안타깝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 측도 "추측성 의혹이 유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김 군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고인이 겪어 온 삶의 무게가 너무 힘들었는지는 모르나 우리 교육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계와 책임감에 머리 숙여 고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