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거리두기 유도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
방역당국이 최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대규모 물총싸움 행사 ‘슈팅 원터펀’의 방역상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28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백브리핑에서 “전날 에버랜드에서 물총행사를 한 사실이 보도됐다”며 “다수가 밀집해 거리두기가 어려운 성격의 행사였다”라고 밝혔습니다.
손 반장은 “특히 마스크 필터가 젖으면 비말(침방울) 차단 효과가 없어지는데, 말을 할 때 비말이 (마스크 밖으로) 나가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서 “이처럼 코로나19 전파 위험도가 큰 행사는 기본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쪽에 관련 상황을 조사하게끔 요청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할 예정”이라며 “아직 코로나19 접종을 받지 않은 20∼50대와 유행 규모가 큰 수도권, 휴가지 등에서는 이런 행사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에버랜드는 올해 여름 이벤트로 30분간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공연을 즐기는 ‘슈팅 워터펀’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공연 이후엔 연기자와 관람자들이 한데 모여 음악에 맞춰 물총 싸움을 하는 시간이 포함됐습니다.
에버랜드 측은 행사 시작 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면서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에버랜드 측은 거리두기를 유도하기 위해 노란 박스 선을 그려 놓고 그 안에서만 물총을 쏘도록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알록달록한 색깔의 우비를 입은 사람들 수백 명이 일제히 광장에 모여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뒤엉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노란 박스 선 내에서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관람하는 형식이 아닌, 관객들을 무대로 유인해 물을 맞게 하거나 서로 물총을 쏘도록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관람객들의 마스크는 물에 축축하게 젖어 방역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으며, 일부 관람객들은 마스크가 답답했던지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시행합니다. 코로나 유행 규모가 큰 수
이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휴가철을 맞아 방역 긴장감이 완화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