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제2 김대업' 우려…"진상조사"
야권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X파일'을 두고 여권에서는 "자업자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야권은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여권 측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는 윤석열 X파일의 존재를 모른다"면서도 "만약 있다면 대략 이런저런 내용이겠거니 짐작은 간다. 상상하는 그 내용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 전 총장 측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으나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했다. 실체보다 상상이 속도가 더 빠르다"며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간 보기 정치를 하다 보니 실존 유무를 떠나 윤석열 X파일이라는 말이 더 중독성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변인조차 사퇴했으니 상상의 재미가 더 있는 것"이라며 "다 자업자득이다. 윤 전 총장은 오래 가지 못하고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윤 전 총장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보좌관 출신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X파일 일부를 입수했다. 방어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같은 최고의 전문가와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소장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자 김무성 전 대표는 "장 소장은 2018년 3월 의원실을 떠나 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서로 왕래 없이 저 역시 TV로 (장 소장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이번 건은 저와 전혀 관련이 없으니 오해와 억측이 없으시길 바란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국민의힘 측에서도 잇따라 "구시대적 공작정치"라며 반박 글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X파일 운운하며 역한 냄새를 피운다. 이건 전형적인 구시대적 공작정치"라며 "장 소장이 우리 당 의원 보좌관을 지냈다고 하니 당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제2의 김대업 공작정치를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된다. 즉각 진상 조사하여 공작정치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저들의 공작정치가 시작됐다. 제2의 김대업이 보수진영 내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며 "여권이 작성했음이 분명한 확인도 안 된 문건을 사실인 양 확인시켜주는 역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권의 윤석열 X파일 언급을 두고 '음습한 선거 공작'이라고 비판하며 "천하의 사기꾼 김대업 시즌 2가 시작된 것 같다. 3년 전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선거 공작이 난무했는데, 재미를 봤으니 추억을 잊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X파일 논란을 계기로 당 차원의 야권 후보 보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면서 "집권 세력에 의한 정치공작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쓰고 있는 가면을 계속 벗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공통으로 '김대업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반박하고 있습니다.
김대업 사건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병무 관련 의정 부사관을 지냈던 김대업 씨가 "1997년 15대 대선 직후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의 병역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 회의가 열린 뒤 병적 기록이 파기됐다"라고 주장한 사건을 뜻합니다.
일명 '병풍 사건'으로 지칭되는 해당 사건은 이 후보가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는데 매우 큰 변수로 작용했고,
한편, 논란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실체가 있는지도 모르는 X파일에 대해 따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은 당초 계획했던 6월 말~7월 초로 정치 참여 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