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사이버렉카' 월 최소1,500~최대 3,000만 원 수익
가짜뉴스 재생산 창구 역할…법적 처벌 강화 목소리도
↑ 故 손정민 사건을 다룬 영상들 / 사진=유튜버 캡처 |
최근 유튜버들이 故 손정민 사건을 두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등 도 넘은 돈벌이 행태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 손정민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룬 유튜버들이 한 달 동안 최소 1,5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제(26일)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녹스)’와 ‘플레이보드’는 손 씨 사건 영상과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진행한 유튜브 계정 6개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손 씨 영상을 올리기 전 6개 계정의 평균 조회 수는 하루 약 10만 회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영상을 다룬 후 71만 2,000회로 증가하며 약 7배의 효과를 얻었습니다.
A 유튜버의 경우 효과가 더 두드러집니다. A 씨는 故 손정민 관련 영상을 올리며 평균 조회 수 2,000건에서 53만 9,000건으로 상승했습니다. 단시간 내 268배의 조회 수가 증가했습니다. 손 씨 사건이 가진 파급력과 높은 국민적 관심도가 유튜버들의 구미를 당겨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사건이 있으면 영상을 짜깁기해 빠르게 업로드 하는 크리에이터를 ‘사이버렉카’라고 부릅니다. 사이버렉카는 교통사고 현장에 순식간에 나타나는 견인차를 비유하면서 생겨난 개념입니다.
사이버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은 조회 수를 올려 광고 단가를 높이거나, 실시간 방송에서 슈퍼챗(실시간 채팅 후원)을 통해 1000만 원에서 1만 원 단위의 후원을 받아 수익을 창출합니다.
한편 해당 조사의 분석 기간은 손 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4일까지입니다. 다만 녹스는 최소 수익 창출 자격 요건과 국내시장 CPM(조회 수 1000회당 지불된 광고비)를 기준으로 잡았고, 플레이보드는 슈퍼챗 명세를 실시간 집계하는 방식이라 실제 수익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이버렉카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출소 당일 유튜버들이 조두순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자 자택으로 몰려 소란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조두순을 호송한 차량에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자택에 무단 침입하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는 등 상식에서 벗어난 기행이 이어졌습니다. 이 또한 유튜브 경쟁 구도에서 자극적인 영상으로 조회 수나 후원금을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사이버렉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의 콘텐츠가 자극적인 것을 넘어 가짜뉴스나 미확인된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유튜브에서 제작된 손 씨 관련 가짜뉴스로 ‘반포한강공원 혈흔 발견’, ‘손 씨와 친구 외의 동석자 배석 가능성’ 등이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아직 경찰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았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순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음모론 등 사실이나 근거가 부정확한 콘텐츠에 기댄 영상들이 대세인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등 법적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