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들도 "늘 그랬다"며 안 막아
직장 후배에게 기저귀 차림으로 근무할 것을 강요하는 등 10년 넘게 엽기적인 괴롭힘을 이어온 일본 중소기업의 50대 직원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제(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가와(香川)현 다카마쓰(高松) 지방법원은 직장 후배 A 씨(44)에게 84만 엔(한화 약 870만 원)을 갈취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남성 B 씨(5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B 씨가 A 씨에게 가한 괴롭힘은 일반적인 수준의 괴롭힘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 A 씨가 40여 명 규모의 이 회사에 입사한 이후 B 씨는 A 씨가 업무에서 실수할 때마다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2009년부터는 A 씨를 폭행하기 시작했고, 실수할 경우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B 씨의 괴롭힘은 쇠파이프라는 도구를 사용한 폭행으로까지 이어졌고, 월급의 대부분도 빼앗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B 씨는 A 씨에게 나체로 기저귀만 입은 채 작업하도록 시키는 '엽기' 행각까지 일삼았습니다. 이외에도 물을 많이 먹게 한 후 화장실에 가지 못하도록 막거나, 공장 천장에 설치된 크레인에 매달아 돌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대해 B 씨는 "여러 번 주의를 줬는데도 실수를 반복해서 혐오감이 심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인 A 씨가 "실수한 내가 나쁘다"며 오랜 괴롭힘에 저항 의지조차 남아 있지 않은 '자학' 상태였습니다.
A 씨가 B 씨에 대한 괴롭힘을 회사에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회사 측은 A 씨의 고발을 "돈을 돌려줬다"는 B 씨의 해명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A 씨의 직장 동료들도 "늘 일상적으로 그랬기에 아무도 B 씨를 막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B 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습니다. 공판 이후 B 씨는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슬프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B 씨를 향해 "비열하고 악질적"이라며 "상습적인 폭행으로 A 씨
한편, 일본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최근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9년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8만7천570건의 상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2009년(3만9천405건)의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