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18 맞아 국민의힘 집중겨냥
작년 5·18과 비교해도 이례적
전문가 "북한, 그만큼 대선 의식하고 있는 것"
작년 5·18과 비교해도 이례적
전문가 "북한, 그만큼 대선 의식하고 있는 것"
북한 대외선전 매체들이 5·18을 맞아 야당을 특정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무고한 인민들을 살육하고 광주를 피바다에 잠그었던 살인마들의 후예들이 어찌하여 오늘날 무슨 낯에 머리를 쳐들고 무등산기슭에 발을 들여놓으며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흉내를 피우는가"라고 비난했습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광주로 향한 것을 뜻하는 겁니다.
이어 "사람 죽여놓고 초상 치러주는 격의 뻔뻔스러운 행위"라면서 "이자들이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가지고 광주를 찾은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대회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5·18 추모제에 참석한 것을 두고서는 "광주 정신을 운운하는 기만극"이라면서 "눈도 감지 못하고 무참히 학살된 광주렬사들과 민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며 우롱"이라고 힐난했습니다.
'조선의 오늘'은 또 "피에 주린 살인마들에 의해 항쟁의 거리에 달려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소년들, '우리 오빠, 언니들을 쏘지 마세요'라고 목놓아 절규하다 쓰러진 10대의 애어린 소녀들은 그 얼마였던가"라며 "세대가 바뀌었어도 겨레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작년 5·18엔 어땠나
지난해와 비교해봐도 확연한 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5·18 논평을 냈습니다.
"전시도 아닌 평화적 시기에 그것도 불과 며칠 사이에 한 개 도시를 사상 유례없는 '인간 도살장', '피의 목욕탕', '망령만이 배회하는 죽음의 도시', '시체의 퇴적장'으로 만들어버린 전두환 살인마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살자들에 대한 단호한 판결, 그 후예들에 대한 철저한 청산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광주대학살 만행의 뒤에는 미국의 검은 마수가 뻗쳐있다"면서 "미국이 전두환에게 남조선 강점 미군 사령관의 지휘 하에 있는 병력을 봉기 진압에 투입할 수 있도록 묵인 허용해 주었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5·18에도 원색적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야당을 특정해서 집중 공격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야당 공략한 이유, 대선 겨냥"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이번 5.18논평에서 야당을 집중 겨냥한 이유는 차기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어제 윤석열을 별똥별에 비유하며 깎아내린 것의 연장선상"이라며 "그만큼 북한 입장에선 현 정권이 재집권을 하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고 반대로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세력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집중 공격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북한 개입설'엔 확실히 선 그어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5·18 당시 "북한 특수군으로 직접 광주에 침투했다"고 최초 주장했던 북한군 출신 탈북민 정명훈 씨가 '거짓말한 것'이라고 번복한 사실도 거론했습니다.
'메아리'는 "남조선 언론들이 전한데 의하면 지금껏 남조선 보수 세력이 떠들어 온 '북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개입설'이 인간쓰레기들을 돈으로 유혹하여 날조한 모략극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 특수부대 광주 침투
이러한 공개적 선긋기에 대해 박원곤 교수는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공개 논평을 내면 남한에서 보도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