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3개 편 'OK' 사인…"백인 우월주의자" vs "과도한 해석"
↑ 미국 TV퀴즈쇼 제퍼디의 우승자 켈리 도너휴의 모습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국내에서 '남혐'을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이 논란인 가운데 미국에서도 백인 우월주의를 뜻하는 손가락 모양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기 TV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최근 우승했던 켈리 도너휴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주로 쓰는 손동작을 취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현재 제퍼디 공식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서는 과거 우승자인 도너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는데, 온라인에는 그가 3연승을 확정했을 당시 취했던 손모양이 계속 공유되고 있습니다.
도너휴는 오른손을 가슴 위치까지 올려 엄지와 검지로 ‘OK’ 사인을 만든 뒤 나머지 손가락을 펴 보였습니다. 이 같은 손동작은 온라인 상에서 '화이트 파워(White Power)' 즉,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손모양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손가락 모양 / 사진 = 온라인 캡쳐 |
사상자까지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던 미국 의회 습격사건 당시 일부 참가자들이 같은 손모양을 했던 사실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프라우드 보이스'라는 백인 우월주의 집단으로 지목되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쓴 도너휴의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검색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기도 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의 유세에 참가한 지지자가 'WP' 손동작을 취하는 모습 / 사진 = 온라인 캡쳐 |
이런 가운데 미국 현지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지난달 당사자인 도너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첫 번째 우승을 할 때는 한 손가락을 들었고 두 번째 우승한 직후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었던 것처럼, 의혹이 제기된 손동작이 3승을 의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고, 백인우월주의에도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데일리 비스트는 전했습니다. 현재 도너휴의 해명 글은 삭제됐거나 열람이 불가능하다고 안내되고 있습니다.
↑ 데일리 비스트 기사에 첨부된 켈리 도너휴의 페이스북 글 링크. 접속이 불가하다고 안내된 모습 / 사진 = 데일리 비스트 캡쳐 |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생사람 잡았다는 의견과 찔리는 게 있으니 게시물을 삭제한 것이라는 공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