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교회에서 불법으로 영유아들을 돌보다 학대 신고가 들어와 시설이 폐쇄된 일이 있었는데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겨야하는 부모의 딱한 사정도 있지만, 문제는 이런 미신고 시설을 관리하는 곳이 없다보니 아동 학대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교회에서 보육 자원봉사를 하던 A 씨와 B 씨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영유아들을 받아 돌보고 있는 이곳에서 상습적인 학대를 목격한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자원봉사자
- "아이를 잡고 흔들면서 바닥에 던지듯이 내려놓고, 허벅지하고 등 때리고, 계속 우니까 침대에 혼자 넣어 놓고…."
아이에게 강제로 수유를 하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안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자원봉사자
-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고요. 애들한테 미안함도 있고…. 이런 사람이 아이들을 계속 돌보는 게 맞는가…."
하지만, 아이들의 형편을 생각하면 신고도 어려워 더욱 괴로웠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B 씨 / 자원봉사자
- "신고를 하지 않고 여기저기 알아봤던 것도 사실 아이들이 어디를 갈 것인가, 여기 아니면 …."
등록이 돼있지 않은 불법 미신고 영유아시설에서 벌어진 일인데, 최근 관련 고발이 이뤄지고서야 구청에서 폐쇄명령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장하나 / 정치하는엄마들
- "아이들은 왜 몇 시간 동안 우느냐. 계속 외친 겁니다. '불편하다, 살려 달라, 나 이렇게 두지 말라'고."
전국에 이런 미신고보육시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관리가 안 돼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 인터뷰 : 박유리 /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 "지금도 아동들은 학대 폭력 속에 방치돼 있다. 오늘 우리는 또 다른 공간, 미신고시설 내 아동학대를 고발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들이 이런 미신고시설로 향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기존 보육시설은 개인 사정으로 출생신고를 하기 어려운 경우 사실상 수용이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정하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 "정식 아동보육시설을 갔다가 거부당하고 못 들어가서 (미신고 시설로) 오는 거거든요. 가정에서 특별한 상황이 있는 경우에는 정부가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
아무도 모른 채 방치되고 있는 미신고 영유아시설이 학대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습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김진성 기자, 정재우 VJ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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