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
친딸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남성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을 사망한 여성의 연인으로 소개한 A 씨는 21일 올린 "지속적인 성폭행으로 딸을 자살에 이르게 한 친부를 엄벌해 주세요"라는 청원에서 "제 여자친구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10여년간 친부에게 지속적인 성폭행과 추행을 당하다 며칠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자친구가 어린 시절 의지할 수 있었던 가족은 친부 뿐이었기에 하나뿐인 아빠를 신고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년간 아픔을 혼자 참아왔다"며 "어려서부터 이어진 성폭행은 여자친구에게 신체적 상처뿐 아니라 우울과 자기학대 등 정신적인 상처까지 남겼다"고 했습니다. 또 여자친구가 A 씨의 설득으로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면서 "여자친구는 자신의 걱정이 아닌 아빠가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어할까 봐 걱정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어릴 때부터 이어진 이 끔찍한 학대가 제 여자친구를 어떤 지경에 이르게 한 건지 비통할 뿐"이라고 토로했습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사망한 여성은 친부 외에 장례식을 치러줄 가족이 없어 결국 무연고로 장례를 치렀습니다. 사망 전 정신적 괴로움으로 진술조서 작성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현재 친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며 "피해자인 여자친구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빠져 나갈 구멍 또한 많다고 한다. 처벌이 된다 한들 제 여자친구가 그동안 겪어온 고통에는 비할 수도 없을 만큼 약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여자친구 일과 같은 친족 간의 성폭행은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번에도, 그리고 또 다음번에도 제 여자친구와 같은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올 것입니다. 제발 극악무도한 가해자인 친부에게 엄벌을 내려주십시오"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청원에는 오늘(22일) 10시 40분 기준 1만 5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여성들이 친족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일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저는 아버지에게 15년동안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24만 8,515명이 동의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국내 한 방송사에서 조명하며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피해 당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청원인은 "도망쳐서 숨어있더라도 아버지가 돈으로 청부업자 구해서 저를 찾아서 보복을 할거 같아 항상 무서웠다"며 "신고를 하면 저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제 신변이 노출되어 저를 손가락질할 것만 같았고, 짧게 형량을 마친 아빠는 가족이기 때문에 저를 쉽게 찾아 보복할 것 같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친족간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당시 청원 답변에서 "정부는 친족에 의한 성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고,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어 죄에 상응하는 형벌이 선고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가해자에 대한 사법판결이 내려지기 전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서 정부 대책이 피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