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바깥에서도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걸 아시나요?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생긴 잔해물이나 폐기된 인공위성의 파편이 많게는 1억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쓰레기가 떠다니면서, 우리의 우주 개발뿐 아니라 당장 내비게이션, 인터넷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민석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어두운 우주공간을 가로지른 파편이 우주선을 산산조각냅니다.
총알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우주 쓰레기를 피해가며, 주인공은 지구 귀환을 향한 사투를 벌입니다.
우주 쓰레기의 습격,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 인터뷰 : 김해동 / 항공우주연구원 기술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우주 쓰레기가) 위성의 2km 이내 접근하는 걸 계속 감시합니다. 그러면 1년에 200~300번 이상 경보가 나오게 됩니다. 그 정도로 가깝게 많이 지나가는 거죠."
인공위성의 파편을 비롯해 우주를 떠도는 인공물을 '우주 쓰레기'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고도 2,000km 이내 지구 저궤도에 몰려 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우주 쓰레기는 이미 1억 3천만 개가 넘는데,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지름 1cm 이상의 쓰레기도 90만 점이 넘습니다.
우주 쓰레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
▶ 인터뷰 : 기예르모 아길레티 /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우주연구소장
- "우주선 발사에 드는 비용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발사) 기회가 생겼습니다. (우주 쓰레기) 문제는 실제로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주 발사체가 쓰레기로 인해 지구 저궤도도 뚫지 못하는 사태가 오거나, 인공위성 기반의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이용에도 큰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9년에는 미국 통신위성이 고장 난 러시아 인공위성과 부딪혀 파괴되는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각국은 지구 대기권을 소각장으로 활용해 우주를 청소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영국은 우주 쓰레기를 그물로 붙잡거나 파편에 돛을 부착해 대기권으로 끌고 들어와 마찰열로 불태우는 방법을 실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일본 회사가 자석으로 쓰레기를 끌어당겨 청소할 수 있는지를 우주 공간에서 실험하고자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기초 단계인데다 우주 쓰레기를 한꺼번에 제거할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 쓰레기로 만들어진 울타리에 갇혀 버리는 건 아닐까요.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이우주
영상제공 : 항공우주연구원·유럽우주국 ESA·아스트로스케일·리무브 데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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