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AG 최근 설문조사를 인용해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아시아 증시 상승장에 대거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9일 크레디트스위스AG에 따르면 헤지펀드·기관 투자책임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아시아·태평양 증시에서 '순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5%로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증시에 대한 '순매수' 응답은 절반이 안 되는 20%에 그쳤다. 설문에 응한 200명이 굴리는 자산 규모는 총 8120억달러(약 917조6000억원)에 달한다. 순매수 응답이란 해당 지역 투자 비중을 늘린다고 답한 투자자 수에서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투자자 수를 뺀 것을 기반으로 한 수치다.
헤지펀드 투자자문 서비스업체 앨번파트너스의 리처드 존스턴 아시아 지사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 기관투자가들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에 15~20%를 쏟아붓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이 올 2분기 이후 중국 등 아시아 증시 추가 진입을 노리는 분위기다. 지난 1월 말~2월 초 뉴욕 증시에서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게임스톱과 '최대 영화관 체인' AMC를 중심으로 부각된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대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려 한다는 차원에서다.
자산 30억달러를 굴리는 APS자산운용의 궉 호이 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2~3분기 상당수 헤지펀드가 아시아 증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 자산을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수요는 게임스톱·AMC 공매도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이므로 헤지펀드들은 아시아 증시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말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5% 선을 돌파해 2% 선을 향해가면서 기술주에 주로 투자해온 헤지펀드·기관 압박감이 커진 것도 이들이 아시아 증시로 눈을 돌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17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 기준)을 역대 최대폭으로 끌어올려 6.5%로 상향하면서도 제로 기준금리(현재 0~0.25%)와 자산 매입 규모(월 1200억달러)를 그대로 유지하는 완화적 정책을 강조했는데 이후에도 장기물 국채 금리가 오르고 '고평가 논란' 기술주 주가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달러화가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헤지펀드·기관들은 중국에 주목한다. 중국은 이달 초 열린 '최대 정치행사' 양회 기간에 올해 경제 성장률을 6%
2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이전과 같은 3.85%로 유지한다고 공고했다. LPR는 중국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