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stonk(게임 맹폭격)' 한 단어로 게임스탑 랠리에 불을 붙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트위터는 2021년 2월 말 기준 4760만 명 이상이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약력을 ‘#bitcoin’으로 바꿨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수 시간 만에 2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도지코인 역시 머스크의 트윗 한 번에 엄청난 가격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도지코인은 인터넷 ‘밈’을 바탕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신 빌리 마커스와 호주 시드니 출신 잭슨 팔머가 2013년 12월에 만든 것입니다. 일본의 시바견 이미지를 상징으로 활용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재미난 글을 올린 사람에게 팁처럼 주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져 흔히 ‘농담코인’으로도 불립니다. 도지코인은 2021년 2월 22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60달러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무려 8조 원을 넘나듭니다. 경제 잡지 포브스는 머스크가 최근 클럽하우스 대화에서 암호화폐 관련 트윗에 대해 “농담”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머스크의 트윗 영향력 분석해보니
비영리 연구기관인 독일 블록체인연구소의 레나르트 안테 연구원은 지난 8일 머스크의 6가지 트윗에 따른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가격 변동, 거래량 변화 추이를 분석했습니다. 트위터 활동이 얼어난 시점을 기준으로 전 10시간과 이후 6시간 동안의 변화를 토대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bitcoin’으로 약력 변경, 도지코인을 나타내는 사진 게재, 명절 인사 때 도지코인 심볼 공유, ‘한 단어:도지’ 트윗, “비트코인은 내게 안전한 단어” 트윗, “미안한데 저는 도지코인만 팔아요”트윗 등입니다.
◇ 트위터 약력 변경 : #bitcoin
지난달 말 머스크가 트윗 약력을 변경한 후 비트코인 가격은 3만 2천 달러에서 3만 8천 달러로 뛰었습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110억 달러, 120조 원 넘게 늘었습니다. 이후 차익실현으로 추정되는 매도세에 3만 6천 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몇 시간만에 3만 8천 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거래량도 트윗 전에는 시간당 5천 건 정도였으나, 이후에는 시간당 2만 건까지 급증했습니다.
◇ 한 단어:도지
2020년 12월 남긴 ‘한 단어:도지’라는 트윗은 약력 변경과 함께 가장 파괴력 있는 트윗 가운데 하나입니다. 안테 연구원에 따르면 트윗 전 30분간 도지코인의 분당 평균 거래량은 9건, 금액으로는 1942달러였습니다. 트윗 이후 30분 동안 분당 평균 거래량은 775건, 금액으로는 29만 9330달러로 늘었습니다. 거래 건수는 86배, 거래금액은 154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달 말 도지코인과 관련한 이미지를 트위터에 게재했을 때도 약력 변경 때처럼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거래가격과 거래량이 모두 폭증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7월 “미안하지만 도지코인만 팔아요”라는 트윗을 남겼을 때도 가격과 거래량 모두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은 내게 안전한 단어”
모든 트윗이 가격 폭등을 일으킨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비트코인은 내게 안전한 단어”라는 트윗을 남겼을 때는 1.7%가량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거래량도 의미있는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해당 트윗 직후 머스크는 “농담이다. 누가 안전한 단어를 필요로 하겠는가?”라는 트윗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머스크 따라 코인 투자, 괜찮을까?
안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머스크의 트위터 활동 가운데 4개는 이전의 시장 상황에 따른 반응일 가능성이 높고 중요한 가격 반응과 관련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고 봤습니다. 다만, 두 개의 활동은 시장 상황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머스크의 독립적인 행동으로 보이고 엄청난 거래량 증가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른 결론으로 “우리의 결론은 사람들이 특정 암호화폐에 대해 답해야 할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의 트윗으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120조 원 넘게 상승할 수 있다면, 다른 트윗은 비슷한 가치를 지워버릴 수도 있다”고 밝히고 “예측 가능한 간단하고 빠른 ‘해법’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머스크 “비트코인 비싼 듯”
이런 가운데 머스크는 최근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 피터 시프의 트윗에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비싼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우리로 치면 웃음 표시(^^)로 해석할 수 있는 문구(lol)도 덧붙였습니다. 머스크의 트윗은 시프가 ‘금이 좋다’고 밝힌 데 대해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주는 데이터일뿐”이라며 “당신도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편이 좋다”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외신들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머스크가 시장과열을 인정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더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