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남정임, 문희와 한국영화 트로이카로 불렸던 배우 윤정희 씨가 안타깝게도 알츠하미어병, 치매를 앓고 있는데, 배우자인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딸로부터 프랑스에 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영호 기자와 이 내용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우선, 이 문제가 갑자기 어떻게 불거진 건가요?
【 답변1 】
이틀 전인 그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인데요.
요건 위배 등의 사유로 현재는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해 실명은 가려진 상황이고요, 3천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습니다.
【 질문2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올라온 건가요?
【 답변2 】
올라온 내용만 놓고 보면 조금 충격적입니다.
10년 정도 치매를 앓고 있는 '윤정희 씨가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인데, 남편 백건우 씨와 별거 상태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근처에 딸이 살지만 직업과 가정생활이 바빠 엄마 윤정희 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윤정희 씨는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방문은 3개월에 한 번씩 2시간 허용되고,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볼 수 없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 질문3 】
글만 보면 조금 심각해보이는데요, 청원글 누가 올린 건가요? 신빙성은 있나요?
【 답변3 】
정황상, 윤정희 씨의 형제들이 적은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청원글 중에 '윤정희-백건우 씨의 딸에게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했지만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고요.
또, 윤정희 씨 동생 3명이 지난 2019년 파리의 한 지방법원에 백건우 씨 부녀가 윤정희 씨(본명 손미자)의 재산ㆍ신상 후견인으로 지정된 데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배우자인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 입장부터 먼저 들어보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 답변4 】
이 문제가 커지자 백건우 씨는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냈습니다.
'거짓이며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펄쩍 뛰었습니다.
내용을 보면요, '두 사람은 평생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해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요양병원보다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윤정희 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프랑스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년 전 기자회견에서는 잠깐 윤정희 씨 건강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백건우 / 2019년 3월 기자회견
- "(윤정희가) 조금 몸이 아파요. 많은 사람이 당뇨 문제가 있겠지만 (윤정희도) 치료를 받고 있어요."
【 질문5 】
듣고보니 양 측의 주장이 정반대로 상충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 말이 맞는 걸까요?
【 답변5 】
앞서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윤정희 씨 동생들이 2년 전에 프랑스 법원에 소를 제기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은 지난해 9월 백건우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윤정희 씨 동생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윤 씨는 배우자 백건우 씨와 딸로부터 친밀하고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금전적 횡령이 의심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법원은 서류를 살펴본 결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습니다.
【 질문6 】
윤정희 씨는 한때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백건우 씨는 또 피아니스트로 유명했고, 1976년에 결혼해 잉꼬부부로 유명했기 때문에 이 일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죠?
【 답변6 】
많은 분이 의아해하는 부분이 말씀하시는 그 지점인 거 같습니다.
한 방송에선 부부가 정말 애틋한 모습을 보여줬고,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윤정희 씨가 딸, 손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잘 지냈다고 윤 씨를 가까이서 지켜본 지인들이 증언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진실이 무엇인지, 오해인 건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MBN뉴스 국영호입니다. [iam905@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