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배달은 이제 우리의 생활 속 깊이 들어와 하나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달원들에게 냄새가 나니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강요하거나 단지 밖에서 음식을 들고 걸어오라고 요구하는 갑질 아파트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커스M, 정태진 기자가 배달원들과 그 실태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입니다.
입주민이 아닌 배달원은 복잡한 출입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오토바이 키라든지 아니면 카드 두고 가셔야…."
배달원이 향한 곳은 입주민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화물용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주변엔 쓰레기통과 쓰지 않는 비품이 놓여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형수 / 배달 노동자
- "냄새나 안전 때문에 또는 저희 행세가 안 좋다라는 생각 때문에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
음식 냄새 난다, 보기에 안 좋다, 이런 시선이 불편해 배달을 피하는 배달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배달 노동자
- "비싼 아파트들, 강남역·삼성역 쪽에 호화주택 아파트 같은 경우 일반용(엘리베이터)은 아예 못 들어가요. 웬만하면 그런 아파트는 안 가려고 기피를 많이 하고요."
배달원들에게 단지 입구에서 걸어오라고 요구하는 아파트 단지도 많습니다.
배달원과 함께 동행해봤습니다.
음식을 받은 배달원이 아파트 단지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단지 밖에 오토바이를 세운 뒤 걸어 들어갑니다.
다른 배달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매번 이렇게 걸어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 "네 매번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일단은 밖에 주차장 입구에 출입금지라는 표지판도 있고요. 진입하려고 하더라도 경비 아저씨 나와서 제재를 가하죠.
오토바이가 단지 안을 다니는 게 위험하다는 이유인데 지하 주차장 진입마저 막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간이 곧 돈인 배달원들에게 걸어가는 5분, 10분이 아깝기도 하지만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도 상처로 남습니다.
▶ 스탠딩 : 정태진 / 기자
- "배달원들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사례는 더 많습니다. 조사 결과 배달 시에 헬멧을 벗게 강요하고, 심지어 신분증과 소지품 보관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민주노총 배달서비스 노동조합은 이러한 서울 소재 아파트 76곳, 빌딩 7곳의 명단을 공개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실태 조사와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수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지회장
- "(아파트) 로비에서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홀딱 젖은 우비를 다 벗고 음식을 들고 헬멧을 벗었을 때 정말 수치심이 많이 느껴졌고…."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배달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업이 됐습니다.
배달업 종사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역시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포커스M 이었습니다.
[ 정태진 기자 / jtj@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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