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전국을 순회 중인 전광훈 목사가 오늘(25일)은 부산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역 광장 앞에서 '부산이여 일어나라'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전 목사를 비롯해 교회 관계자, 신도 등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부산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수령님을 모시고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민은 간첩에 포섭된 지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보자기에 싸인 사람"이라며 "북한이 싫어하는 말은 하나도 못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전 목사는 "코로나는 사기"라며 "정부는 국민이 공수처법에 관심을 못 가지게 하려고 바이러스를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하늘이 내려준 사람"이라 찬양하며 그의 일대기에 대한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다가오는 3·1 범국민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을 이승만 건국 정신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며 "빨갱이, 종북을 한칼에 쳐내버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애초 행사 시작 당시 군중은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가던 시민도 합세하면서 점점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광장 크기와 비교해 모인 인원은 적었지만 전 목사를 가까이에서 보려는 이들로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전 목사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유튜버 5∼6명은 다닥다닥 한곳에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던 지지자는 연설 중간마다 '아멘'을 외치고 박수 세례를 보냈습니다.
이날 전 목사 설교는 유튜브로도 생중계됐습니다.
기자회견 중 시민 1명이 전 목사가 든 마이크를 뺏으려 해 지지자들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전에서 온 56살 김모씨는 "인근 호텔에 있다가 전광훈 목사 목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빨갱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 할 순진한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며 "전 목사 때문에 코로나가 확산했는데 사람이라면 저러면 안 된다"며 단호히 말했습니다.
경찰과 지자체는 행사 내내 군중을 지켜보며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현재 부산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100명 이상 집회·시위가 금지된 상태입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이날 기자회견에 50여 명이 모인 것으로 보고 별다른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경찰 역시 집회나 시위가 아닌 기자회견으로 진행하는 탓에 현행법을 적용,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 측은 기자회견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다수가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돌발행동, 충돌 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역 광장에 다수가 밀집하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역사로 향하던 28살 정모씨는 "코로나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언제 재확산할지 모르는 것 아
60대 박모씨 역시 "지난 코로나 2차 재확산 주범이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라며 "부산에서는 여전히 산발적 감염이 지속하는데 제발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