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년여 전 자신이 검찰에 제기했던 '계좌 사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와 함께 정치 비평 전면 중단을 선언했지만, 후폭풍이 거셉니다.
유 이사장에게 줄곧 입증을 요구했던 '조국흑서' 공동저자 김경율 회계사는 오늘(23일) 자신의 SNS에 "유시민은 2019년 12월과 작년 7월에 '거짓말'을 한 것이지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며 "이 둘은 전혀 다르다"고 적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인 장진영 변호사는 유 이사장이 당시 검찰의 계좌 추적을 '확인했다'라고 해놓고, 사과문에선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고 표현한 걸 문제삼았습니다.
장 변호사는 "어떤 사람이 '당신이 물건 훔친 걸 확인했다'라고 동네방네 떠들었는데, 나중에 사과한다면서 '당신이 훔쳤다는 증거가 없으니 안 훔친 걸로 판단한다'라고 했다면 귀싸대기 한 방 때려주지 않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유 이사장이 검찰의 계좌 사찰은 없었다고 깔끔하게 인정한 것이 아니라, '당장 입증을 못 해서 그렇지 나중에 뒤집어 질 수도 있다'는 취지로 사과문을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사과를 한다면서 또다른 거짓말을 늘어놨다"며 "치사하고도 교묘한 이단뒤틀기"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유 이사장에게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뒤늦은 사과에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거니와 또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유 이사장의 태도에 드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근거와 정보 제공 출처를 밝히고,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제 개인 계좌와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유 이사장은 지난해 7월에도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사태 와중에 알릴레오 방송을 실시간 모니터링했고,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하지만, 유 이사장은 어제 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라며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