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선을 그었죠.
그 발언 다시 한번 들어볼까요?
『SYNC :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하지만, 국회에서는 여전히 '사면론'을 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후폭풍이 거센데요.
윤지원 기자와 백브리핑에서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앵커1 】
윤 기자, 어제도 저희가 전해 드렸지만,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것 같네요.
【 기자 】
네, 논란이 되는 건 주 원내대표의 바로 이 발언입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9일 오전)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됩니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들이 사면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취지가 무엇이었든 선을 넘은 발언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청와대는 불쾌감을 드러냈고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일제히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정치 도의와 금도를 넘어선 발언입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부당하게 당했으니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갚아주겠다는 보복 선언입니다.』
【 앵커2 】
그런데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여당도 선을 넘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바로 김경협 의원이 SNS에 올린 이 사진 때문입니다.
공업용 미싱인데요,
아래에는 수신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로켓배송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김 의원은 이 사진을 올리면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준 이하의 막말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국민의 귀를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공업용 미싱을 선물로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미싱으로 입을 꿰매 말을 막아야 한다'는 세간의 속어를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 앵커3 】
공업용 미싱, 예전에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무려 23년 전,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공업용 미싱이 필요하다'고 막말을 해 논란이 됐었죠.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 (1998년)
대통령 정직성 문제를 비판하려 했던 것입니다. 표현의 지나침으로 인해서 '(공업용) 미싱' 파문으로 전도됐습니다.』
김 전 의원은 이 발언으로 결국 법원에서 '모욕죄' 유죄판결을 받고 벌금 100만 원을 물어야 했습니다.
【 앵커4 】
김경협 의원 SNS에 대해서 당사자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또 말이 없었어요?
【 기자 】
네, 바로 오늘 오전 인터뷰에서 김 의원에 대해 한마디 했는데요,
뭐라고 했는지 들어 보시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늘 CBS 김현정의 뉴스쇼)
나는 그분(김경협)에 대해서 말도 섞고 싶지 않은데요. 공업용 미싱을 보내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보고 그게 오면 제가 적절한 용도에 쓰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사과 요구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양지에 있을 때 음지를 생각하라는 게 뭐가 잘못됐냐"며 "사과할 일은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9일 오후)
제가 사과할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이 세상의 이치라는 게 모든 일에 다 양지가 있고, 음지가 있는데, 양지에 있을 때 음지를 생각하고 하라는 말이 뭐가 잘못된 겁니까?』
【 앵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과거 미싱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발언이 국민의 뜻에 맞는 수준이 되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충고했는데요,
23년이 지나도 정치권은 변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을 꺼내기 전 3초만이라도, 오가는 막말을 들어야 하는 국민 생각도 했으면 합니다.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