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3살 아이가 물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당했지만, 경찰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려 부실 수사 의혹이 일었죠.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앞서 드러난 혐의 외에 80여 건의 학대 혐의를 추가로 찾아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어린이집 교사가 3살 남자아이를 앉혀놓고 컵에 물을 따라 줍니다.
아이가 물을 다 마시자 또 따라줍니다.
주전자 물이 바닥날 정도로 연거푸 6잔을 먹이고, 다른 물통을 꺼내 한 컵 더 줍니다.
나흘 전에도 13분 동안 무려 7컵의 물을 억지로 마신 아이는 물을 토하고 경련까지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간의 CCTV에는 며칠을 빼고 거의 매일 이런 행위가 찍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이 엄마
- "'엄마, 물을 먹으면 배가 아파' 아이가 왜 물을 먹으면서 배가 아프다고 얘기했는지 (이제야 알게 됐죠.)"
1년 전, 이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본 경찰은 뒤늦게 이를 범죄 혐의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수사로 드러난 학대 혐의만 83건, 이미 검찰에 넘어간 혐의를 합치면 100건이 넘습니다.
경찰은 애초 수사가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에둘러 부실 수사를 시인했습니다.
사건을 다시 넘겨받은 검찰은 재판을 미루고,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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