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나흘 앞둔 29일 오후 자가격리자 수험생을 위해 별도 시험장으로 준비된 서울 오산고등학교를 방문, 수능 방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칸막이가 설치된 수험생 책상에 직접 앉아보고 있다.2020.11.29.이충우기자 |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능 방역 현장점검 행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한 행사대행업체와 용역 계약을 시험장 현장점검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체결했다.
행사용역비 3000만원, 실시간 영상간담회 30분에 사용
↑ 교육부 '2021학년도 수능 방역 현장점검 행사 용역 계약서'의 일부. [자료=김병욱 의원실] |
이 같은 세부 항목 비용은 행사 진행 공과잡비까지 더해 총 2296만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비용으로는 일반관리비 184만원, 대행업체 이윤 248만원, 부가세 272만원 등이 들었다.
↑ 교육부 '2021학년도 수능 방역 관련 현장점검 개최 계획(안)' 일부. [자료=김병욱 의원실] |
문 대통령이 참석한 교육부의 현장점검 행사는 수능 시험장 방역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한다는 목적으로 열렸다. 수험생과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역을 당부한다는 계획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11월 26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현장점검 행사는 수능 시험장 현장에선 어떻게 방역을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시험장 현장점검보다는 'K방역' 강조에 관심 둬" 비판
그러나 실제로는 수능 시험장에 대한 현장점검보다 'K방역' 홍보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의 총선 결과는 정말 많은 나라로부터 '방역 모범국이 선거 방역에서도 또 하나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높은 칭송을 받았다"며 "외신들도 지금 이 시기에 한국이 대규모 집단 시험을, 확진자와 격리대상자까지 포함해 치르는 것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례적 영상간담회 30분에 용역비 3000만원을 들인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교육부는 올해 학생·학부모·교원 등과 영상간담회를 수차례 열었지만 별도의 용역 계약을 맺지는 않았다. 지난 8월 말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유 부총리 주재로 열린 '아동 돌봄 지원을 위한 학부모 간담회'도 실시간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행사 기획·연출, 음향·영상·조명 기자재 대여 등에 비용을 지출하진 않았다.
지난달 현장점검 행사가 열린 당시 수험생들은 대체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수능 시험장에서 혹시라도 코로나에 감염될까 무서워 화장실 가는 것도 조심스러워 하는데 어른들은 K방역 자랑할 생각만 가득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수능이 연기될 일은 없다는
수능 시험장 방역 현장점검에 들어간 행사 용역비는 올해 교육부가 행사 용역 계약을 맺은 5건 중 2번째로 높다. 지난 6월 개최한 '한국판 뉴딜, 현장에가다-슬기로운 그린 스마트 스쿨 행사'는 용역비로 7673만원이 들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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