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확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암 등 기존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에 피해가 없는 선에서 확대하겠다는 분위기지만, 일반 병상에 비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중환자 병상을 대거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불요불급한 일부 진료에 대해서는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로 불리는 대형 상급종합병원들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을 늘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그제(18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병상 확보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겁니다.
중수본은 상급종합병원은 의료기관 허가 병상 수의 최소 1%, 국립대병원은 허가 병상 수의 1% 이상을 각각 확보해 중증환자를 치료할 전담 병상으로 확보하도록 명령한 상태입니다.
다만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해당 공문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수본은 지자체에 어제(19일) 오후 3시까지 병상 확보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으나 마감 시간 이후에 카카오톡 등으로 공문을 받은 병원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지 못한 병원이 상당수입니다.
서울시내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아직 공문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 정부가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면 보건소를 거쳐 전달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대에 대한 여러 요구가 있었으므로 애초에 검토 중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실제 주요 대학병원들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하나둘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기존 6개였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전날 2개 늘려 현재 8개 가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주 안에 음압병상 9개를 코로나19 병상으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로써 총 17개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게 됩니다.
정부의 행정 명령대로라면 삼성서울병원은 약 2천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20개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병상 확대를 위해 일부 병동을 비우는 등의 방안을 고심 중입니다.
단 이 과정에서 암이나 심장병 등 중증으로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한 피해는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중증 환자를 갑자기 퇴원시키거나 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긴급하지 않거나 중증이 아닌 일반 환자의 진료는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전체 병상 1천700개 중 1% 이상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코로나19 중증 환자 병상 20개, 경증보다는 악화했으나 중증 수준에는 못 미치는 중등증 환자를 위한 병상 12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추가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긴급하지 않은 수술 일정을 조정해 중환자 병상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은 약 1천360병상을 보유하고 있어 13∼14개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운영해야 합니다. 우선 서울성모병원은 현재 6개인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내달까지 총 8개로 늘리기로 확정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역시 정부의 지침에 따라 병상을 추가할 수 있을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총 6개, 준중증 병상 14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 병상이 약 2천700개 수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확보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5개 수준인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의 전체 병상 수는 약 2천400개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