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모빌리티 업체 앱티브(Aptiv)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오는 2023년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에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모셔널은 미국 내 차량 공유 2위 업체 '리프트'(Lyft)와 함께 자율주행 기반 '멀티마켓 로보택시'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모셔널은 현대차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리프트에 제공하고, 리프트는 이를 자체 승차 공유 네트워크에 접목시켜 실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업무를 맡는다. 두 회사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되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 총 몇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할 것인지, 차종은 무엇으로 할지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단 모셔널은 이번 로보택시 사업에 '무인(fully-driverless)' 자율주행차를 공급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2023년부터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는 완전 무인 택시가 곧장 운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 보조 수준의 레벨1 △운전자 상시 감독 아래 속도·방향을 자동 제어하는 레벨2(부분 자율주행) △교통신호를 자동 감지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 필요 없는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운전자가 있지만 시스템에 따라 주행하고 필요 시에만 수동 전환하는 레벨4(고도 자율주행) △운전석 자체가 필요 없는 레벨5(완전 자율주행) 등 총 5단계로 나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스템에 따라 주행하는 레벨4의 경우 운전자가 있긴 해도 운전에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레벨5와 함께 'fully-driverless'로 분류된다"며 "따라서 2023년부터 레벨4 형태 로보택시를 먼저 운영하고 추후 레벨5 자율주행 택시까지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셔널은 지난 2018년부터 리프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하며 10만회 이상 탑승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모셔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소비자 98%가 만족도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셔널과 리프트는 2023년부터 미국 내 다른 핵심 지역으로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택시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모셔널의 이번 도전은 현대차의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도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투자자 대상의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조건부 자율주행차(레벨3)를 선보이겠다고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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