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애쓰는 전문가 4인을 만났다.
16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그들이 알고 싶다’ 2탄으로 프로파일러, 범죄 심리학자, 법영상 분석 전문가들이 출연해서 미제사건 종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범죄 심리학자인 이수정 교수는 포천 여중생 살인 사건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보니, 어린 여자아이 몸에 매니큐어가 조악하게 칠해져 있는 장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어 이수정 교수는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에 대해 묻자, "범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붙었다. 온라인 성범죄는 끝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조두순 사건에 대해서는 "전자 발찌를 차고 지리적으로 이동하는 걸 볼 수 있고, 놀이터나 학교에 가서 배회하면 준수사항 위반으로 제재할 수 있다. 일대일 보호관찰까지 적용됐는데 사실 활보하고 다닐 수 있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나아가서 이수정 교수는 피해자 가족들이 안산을 떠난 것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나라 사법 정의란 도대체 뭐냐. 범죄자 엄벌만 하는 게 정의인가. 결국 피해를 회복시키는 게 사법정의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일침했다.
또한 이수정 교수는 "형사사법 제도가 범죄자 중심이었는데, 피해자가 중심이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분의 고통은 아직 완치가 안 됐다는 것, 모든 제도가 이분 고통을 어느 정도까지 인지하고 회복시킬 거냐. 이게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석이 "우리가 쓰는 일상에서 범죄용어 중에 바꿔야 할 게 뭐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리벤지 포르노. 포르노도 안 되고 리벤지는 더더욱 하면 안 된다.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사랑했을 때 찍은 영상을 폭로하지 않나”라면서 “연쇄 성폭력범을 ‘발바리’라고 하는데, 그럼 피해자는 개한테 물린 거냐. 희화화하는 용어는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인 이진숙 경위는 이춘재와 고유정을 면담한 경험을 밝혔다. 그는 "이춘재는 그냥 사이코패스라고 느껴지는 사람은 아니다. 10여 차례 면담했는데 '이 사람은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 사람이었다. '내가 만약에 범죄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많이 했겠냐'라고 하더라. 반성하는 태도가 없었다. 법정에선 피해자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했는데, 난 믿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이진숙 경위는 고유정에 대해서는 "경제 환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심리적인 환경은 굉장히 부담을 많이 느끼면서 성장한 사람”이라면서 “계획한 대로 진행이 되어야만 만족이 되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법영상 전문 분석가 황민구 소장은 화면 속 진실을 포착하는 작업으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건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며 기술 발전으로 더욱 정밀하게 진범을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완전 범죄를 꿈꾸는 범죄자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어서 귀신, 외계인, UFO의 진위를 알려달라는 황당한 의뢰부터 수억 원대의 도박 현장의 카드빼기 의뢰까지 다양한 의뢰 사례를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소개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교수는 최근 퇴직했다는 근황을 전하면서, 정남규의 연쇄살인 사건을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만난 960여 명의 범죄자 중 가장 잔혹했다. 저를 인터뷰한 사진을 스크랩해서 갖고 있더라. 범죄자들도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을 보는구나 싶어서 너무 반가웠다"고 전했다.
정남규 사건은 이수정 교수도 "'유영철보다 많이 죽이는 게 내 목표였는데라고 하고 굉장히 아쉬워하더라"라며 잔혹한 사건이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경우였다.
이어 권일용 교수는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노상에서 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공격했다. 그런데 단 한 건도 뒤에서 공격한 적이 없다. 범죄자들의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위”라면서 “살인에 실패한 날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더니 '예전에 살인을 저지른 곳에 가서 서 있어 봤다. 너무 행복했다'고 하더라"라며 분노를 표했다.
특히 권일용 교수는 "반성하지 않더라. 편지를 많이 보내왔는데, ‘잡혀 와서 더 이상 사람들을 살해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사형 집행을 하든지 날 내보내 달라’라는 편지를 계속 보내왔다”면서 정남규의 자살에 대해서는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자기가 결국 자신을 살해한 살인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쇄살인범이 빠른 시간 내에 검거하고 있지만 재범 발생이 높다면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