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허인범씨 등 5명이 지난 9월 교내 10곳에 설치한 `하이바 정류장`. [춘천 = 이상헌 기자] |
대학가를 중심으로 '공유 킥보드'가 활성화되면서 사고 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킥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경찰은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를 헬맷 없이 이용할 경우 내년 중반부터는 범칙금 적용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헬멧 공유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며 안전한 모빌리티 문화 정착에 앞장선 대학생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허인범씨(25) 등 학생 5명은 지난 9월 교내 10곳에 '하이바 정류장'을 설치했다. 이곳은 자가 또는 공유 킥보드 이용자들이 무료로 안전모를 대여할 수 있는 장소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QR코드를 이용해 웹사이트에 접속한 뒤 정류장 위치와 사물함을 선택하면 된다. 공유 킥보드처럼 대여한 안전모는 원하는 사물함에 반남하면 된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허씨는 "대학 정문에서 사고로 반파된 공유 킥보드를 목격한 적이 있다"면서 "안전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 착용률 또한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허씨가 재학중인 강원대 춘천캠퍼스는 킥보드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캠퍼스 면적이 100만㎡(학술림·실습장 제외) 정도로 넓어 도보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허씨는 후배 등과 팀을 꾸리고 안전모 공유 플랫폼을 고안했다. 이후 강원혁신포럼을 통해 사업비 900만원을 지원받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혁신포럼은 행정안전부가 지역문제를 주민이 직접 발굴하고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힘을 합쳐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회 혁신 플랫폼이다.
현재 안전모 정류장은 하루 많게는 20건 정도 이용된다. 춘천지역 공유 킥보드 업체와 연계해 '킥보드+안전모' 5회 이용 시 킥보드 10분 무료이용 쿠폰 제공 등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허씨 등은 현재 도로교통공단, 강원대 산학협력단과 매칭해 서비스 확대 여부 등을 논의 중이다. 허씨는 "헬멧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 장비"라며 "하이바 정류장을 통해 보다 안전한 모빌리티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강원대 춘천캠퍼스 내 전동킥보드. [춘천 = 이상헌 기자] |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주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안전모 착용률은 8.9%에 불과했다. 또 최근 3년간(2017~2019년) 관련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부상자수는 연평균 약 90% 증가했으며 사망자수도 3배로 늘었다. 이에 경찰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헬맷 없이 이용할 경우 내년 중반부터는 범칙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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