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가량 이어진 '노(NO) 재팬'과 코로나19로 인해 유니클로가 매출은 반토막, 당기순손실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이 악화된 유니클로는 유니클로의 상징과도 같은 명동중앙점을 내년 1월까지 운영한 뒤 문을 닫기로 했다.
한국에서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9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한국에서 8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2018년 9월~2019년 8월까지 19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이 2800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분 51%, 롯데쇼핑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6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781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63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994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대규모 손실로 인해 에프알엘코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67억원에서 23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 회계분기에 1210억원을 지급한 주주배당금도 없었다. 손실로 인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유니클로의 이같은 실적 쇼크는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노 재팬'에 더해 1년가량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2004년 말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SPA 브랜드' 개념을 국내에 알리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 가성비 높은 대표 제품 인기에 힘입어 2015년부터 5년 내리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승승장구하던 유니클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난해 시작된 '노 재팬' 운동이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후 시작된 반일 불매운동에서 유니클로가 주요 타깃이 되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올 한해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였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유니클로는 매출에 또 한 번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적이 크게 악화된 유니클로는 플래그십 스토어인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을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하고 문을 닫기로 했다. 2011년 11월 명동역 7번출구 바로 앞에 4개층 3729.1㎡ 규모로 문을 연 이 매장은 오픈 당일 매출 20억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올리기도 했지만, 코로나를 피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명동 상권이 쇠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도 지난달 30일 국내 1호 매장인 명동 눈스퀘어점을 폐점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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