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출신 미국 작가가 데뷔작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습니다.
AP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9일) 부커상 심사위원회가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는 44살 더글러스 스튜어트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스튜어트는 생애 첫 소설인 '셔기 베인'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 셔기와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76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스튜어트는 런던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24세 때 뉴욕으로 이주, 캘빈 클라인과 랄프 로렌, 바나나 리퍼블릭 등 유명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스튜어트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글래스고에서 성적소수자로 성장한 경험을 소설 속에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를 연상시킨다는 호평도 나옵니다.
스튜어트는 "소설 곳곳에서 내 어머니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며 "어머니가 없었다면 소설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모친은 스튜어트가 16세 때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스튜어트의 소설은 출간까지 32번이나 출판사의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는 "출판사들은 책을 보고 훌륭하다고 평가했지만,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당시 스코틀랜드 노동자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이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출판·편집자로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마거릿 버스비는 "이 책은 은밀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고, 또 도발적인 면도 있다"라며 "주인공 셔기의 성 인식이 급성장하고, 동시에 복잡하지만 사랑스러운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가 녹아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심사하는 동안 '이 책이 고전 반열에 오르겠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수상자 선정에 어려움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 간 평가가 엇갈리면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Girl, Woman, Other)이 공동 수
과거 부커상 수상자 가운데 스코틀랜드 출신은 지난 1994년 수상한 제임스 켈만 이후 스튜어트가 처음이라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스튜어트는 상금 5만 파운드(한화 약 7천400만 원)를 받게 됩니다.
1969년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힙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