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13일 어느 차기 행정부가 들어설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줄곧 승리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 패배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패배를 시인할 뻔했다는 해석까지 내놨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백악관의 백신개발팀인 '초고속 작전팀'의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참모들과 함께 30분가량 열었습니다.
이 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이후 8일 만에 공개석상 발언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 발언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색이 짙어지던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지만, 이후에는 침묵을 지켜왔다. 지난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국립묘지 참배에 나섰지만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부정선거, 사기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각종 소송전에서 나서는 등 이번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개발 노력을 자찬하는 데 방점을 뒀습니다.
이르면 내년 4월 전체 미국인에게 백신이 활용 가능해지길 기대한다면서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허가가 매우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봉쇄 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누가 대선에서 이겼는지 알 수 있다는 뉘앙스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 나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는 이 행정부는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분에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자신을 뒤이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승리만을 주장했는데 이 발언은 패배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취지입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거의 인정할 뻔했지만 직전에 멈췄다고 평가했고, dpa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실수하며 백악관에 그리 오래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거의 시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회견 후 취재진이 선거 패배를 인정하느냐고 외치며 질문했지만 이에 답하지 않고 문답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이날은 주요 언론들이 대선 개표 결과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 당선인이 306명을 확보해 232명의 트럼프 대통령을 74명 차이로 이겼다고 보도한 날이기도 합니다.
한편 폭스뉴스 기자인 제랄도 리베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리베라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투표를 위해 싸우는 데 전념해 있는 것처럼 들렸다며 점수에서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는 헤비급 챔피언처럼 보였다고 통화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