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리두기 첫날 서울 번화가 '북적'…일부 시설은 '방역 구멍'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시행된 첫날인 오늘(7일) 오후 서울 번화가에는 주말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습니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새 거리두기 체계가 시작됐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새 체계와 관계없이 대부분 시설에서 방역 수칙은 잘 지켜졌으나 일부 시설은 관리·감독이 허술하게 이뤄졌습니다.

◇ 열 감지 기계 설치하고 QR코드 체크인 일일이 안내

노량진과 신촌의 대형 학원 입구에는 열 감지 기계가 설치됐습니다.

입장 시 QR코드 체크인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경고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었고 일부 학원에서는 따로 관리자를 배치해 입장하는 사람마다 한명씩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 체크인을 하도록 했습니다.

수험생 A씨는 "전에는 직원이 손으로 체온을 측정했는데 기계가 새로 배치됐다"며 "강의실이 비는 점심·저녁 시간마다 모든 교실과 자습실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결혼식장에서도 방역 원칙에 예외는 없었습니다. 예식장 측은 1층 출입구에 직원 3∼4명을 배치해 방문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 체크인을 하도록 안내했습니다. QR코드 사용이 미숙한 고연령층을 위한 수기 출입명부도 배치됐습니다.

식장에서는 신랑, 신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결혼식 기념 촬영 때도 하객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습니다.

신촌 대형 영화관에서도 직원이 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QR코드 체크인, 수기명부 작성을 안내했습니다. 일부 영화관은 영화관 입구와 상영관 입구에 출입명부를 모두 배치해 이중으로 점검했습니다.


◇ 출입명부 관리 인원 없는 일부 시설서 방역 '구멍'

대부분 시설에서 방역 수칙이 잘 지켜졌지만 관리·감독 인력이 없는 일부 시설에서는 방역의 '구멍'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촌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주 출입구에는 QR코드 체크인을 할 수 있도록 태블릿PC와 손 소독제 등이 비치돼있었으나 안내 직원이 따로 없어 일부 방문객은 그냥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

특히 출입구가 여러 곳인 음식점, 카페에서는 손님들을 일일이 점검할 수 없어 출입명부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주말을 맞아 카페에 온 직장인 김모(29)씨는 "오늘부터 방역수칙을 안 지키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줄은 몰랐다. 이제는 습관이 돼 따로 지시가 없어도 QR코드 체크인을 한다"면서도 "직원 수가 부족해서 그런지 QR코드 체크인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카페에서 따로 제지하지는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헬스장 역시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는 손 소독제가 놓여있었고, 직원 한 명은 끊임없이 비어있는 운동 기구를 수건으로 닦으며 소독했습니다.

다만 기구들이 한 곳에 밀접해 있어 시설 면적 4㎡(약 1.2평)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하는 방역 수칙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헬스장 관계자는 "QR 체크인 등은 줄곧 하던 일이라 1단계 시행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운동을 하는 곳이다 보니, 숨이 차서 마스크를 내리는 고객들이 많은데 1회 경고 후 퇴장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부터 학원, 독서실, PC방 등 중점·일반관리시설에서는 거리두기 1단계 때부터 마스크 착용, 출입자명단 관리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시설 운영자·관리자에게는 300만 원 이하, 이용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는 이달 13일부터 적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