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배우자인 할머니와 함께 살면 노쇠 가능성이 59% 감소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 및 자녀들과 함께 살아야 노쇠가능성이 67%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감이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의 심현진 전공의가 2,128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인과 같이 사는 남성 노인은 혼자 사는 사람에 비해 노쇠 가능성이 59% 줄었지만, 여성 노인은 자녀·남편 모두와 같이 사는 경우 노쇠할 확률이 혼자 살 때보다 67% 줄었고 자녀를 제외한 남편과 살 때는 혼자 살 때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대상 노인은 전국 10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로 평균 연령은 76.5세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과제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밖에도 이영주 전공의가 여성 참가자 1,26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경 연령이 1살 늦을수록 신체적으로 노쇠할 확률은 5%씩 감소했다. 이는 연령, 혼인상태, 교육기간, 당뇨, 낙상, 여성호르몬 제복용 등 다양한 인자를 통제한 후의 결과로 여성호르몬 노출이 길어질수록 신체가 노쇠할 확률이 감소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원장원 교수는 "2016년부터 5년간 진행해온 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은 내년 2월에 종료되지만, 그 동안의 축적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산출해 고령화 사회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노인병학회 영문 학술지 'AGMR(Annals of Geriatric Medicine and Research)'과 국제학술지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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