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뒤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57)가 34년 만에 법정에 출석한다.
이춘재는 2일 오후 1시 30분경 수원지법 형사12부가 맡은 이춘재 연쇄살인 8번째 사건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당시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그가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연쇄살인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지나, 이춘재는 피고인이 아닌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선다. 이 때문에 이날 이춘재의 얼굴 촬영 및 공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원조직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피고인의 동의가 있을 때는 공판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 시에 법정 내 촬영을 허가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춘재는 증인 신분인 관계로 공판 시작 후 재판장이 이름을 부르면 방청석 등에서 증인석으로 나오는 절차로 재판이 진행돼 '공판 개시 전'에 촬영을 허가한다는 규정을 충족시킬 수 없다.
앞서 재판부는 올해 9월 공판에서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던) 현장 체모는 당시 부착한 테이프로 인해 오염됐고 30년 이상 보관되면서 유전자(DNA)도 손상되거나 소실됐다"고 설명했다.
또 "모발도 미량이어서 유전자가 부족해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며 이춘재를 해당 사건의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다뤄질 8번째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6일 화성군(현 화성시) 태안읍 가정집에서 A양(당시 13세)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성여(53)씨는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바 있다.
윤 씨는 이춘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1995년 7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이상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