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후에는 C형간염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환자가 없도록 하겠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과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은 제21회 간(肝)의 날 기념식에서 한 목소리로 2030년까지 C형간염을 종식하겠다고 20일 선언했다.
더플라자 호텔에서 온·오프라인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간의 날 기념식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특정 질병을 퇴치시키겠다는 대담한 선언을 민간 차원에서 진행했다.
그 동안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의 위험성과 질병부담을 알리고 국가적인 광범위한 감시검사 체계 확립과 적극적인 치료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C형간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 성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신규 감염자 발생과 함께 기존 환자들이 간경변증, 간암 진행 가능성이 커져 학회는 서둘러 C형간염 퇴치를 위한 비전과 행동계획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심해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2~3달만 복용하면 98% 이상 완치가 가능한 경구 약제가 이미 개발되어 있다. 이제는 진단만 되면 쉽게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되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천연두 바이러스에 이어 C형간염 바이러스를 퇴치 가능한 질환으로 규정했고 이를 위한 각국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이사장 울산의대 이한주 교수는 "장기간 지속되는 COVID-19의 세계적 유행 속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과학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은 인류 노력으로 바이러스 퇴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라며 더 늦기 전에 정부를 비롯해 학계, 사회 각계각층이 C형간염 퇴치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념식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바이러스간염의 심각성과 그 대책을 대한간학회 총무이사인 울산의대 임영석 교수가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서 만성 간질환(간경변증 및 간암)에 의한 사망 위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4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10만명당 연간 간암 사망이 22.9명인 것에 비해 홍콩은 11.4명, 일본은 9.5명, 유럽은 3.6명, 미국은 3.1명 수준이었다. 특히 생산 활동 연령인 40~60대에서 간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아 직접 의료비용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사회비용도 매우 높은 실정이다. 다행히 C형간염은 단기간 치료로 완치가 가능해 집중적으로 최대한 많은 환자를 치료한다면 전염 가능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간경변증, 간암을 예방하여 많은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임영석 교수는 "C형간염은 사회적으로 국가가 국민의 가장 중요한 건강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를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선포했다. 현재 약 30%대에 머물러 있는 일반인들의 C형간염 인지율을 2030년까지 90%까지 향상시키고,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C형간염 검사 및 진단율을 9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현재 C형간염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받는 비율도 60%에서 2028년까지 90% 이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과 함께 학회 차원에서 C형간염 교육과 연구를 장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 현황에 대해 대한간학회 정책이사인 순천향의대 장재영 교수의 보고가 이어졌다.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대한간학회와 질병관리청이 함께 1964년생 국민들에게 무료로 C형간염 항체 검사를 실시하는 이 시범사업은 국내 C형간염의 유병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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