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현영 CP는 `노는언니` 제작을 결심한 순간으로 멤버들과 인터뷰를 꼽았다. 제공| 티캐스트 |
전, 현직 스포츠 여성 스포츠 스타들에게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휴식을 선물하며 호평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언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최근 방현영 CP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노는언니'는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부터 수상 메달 수만 99개에 이르는 펜싱계 간판스타 남현희, 전 프로배구 선수 한유미, 피겨스케이팅 메달리스트 곽민정, 현역 국가대표 수영 선수 정유인, 여자 프로배구 쌍둥이 스타 이재영 이다영 자매 등 스포츠계 스타들이 모여 말그대로 '놀아보는' 프로그램.
학창시절 연습에 쫓겨 MT, 수학여행은 커녕 소풍도 제대로 못가봤다는 이들은 방송을 통해 난생 처음 MT부터 운동회, 캠핑 등을 체험하고 있다. 방송 전부터 전, 현직 스포츠 스타들을 모아 '함께 논다'는 기획 자체가 새롭다는 평이 많았고, 방송 후 스타들은 실제로 재밌게 놀고 있다.
방현영 CP는 "못 놀아본 분들을 놀아보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스포츠 스타들을 모으는 것은 새롭지 않을 수 있는데 놀아보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이 어색한 사람들한테는 공통의 미션 같은 것이 있는 편이 편하다. 그렇지만 멤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놀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부터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각 분야 레전드들인 만큼 쉽게 모을 수 없는 조합의 멤버 구성이 화제가 됐다. 어떤 기준으로 출연진 구성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방 CP는 "프로그램을 안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짧은 시간에 인지할 수 있는 분들을 위주로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멤버들이 자기 분야에서 인지도 있는 분들이다. 정유인 선수는 유명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마동석 근육 등 캐릭터 자체가 가진 힘이 있었고 재영, 다영 자매는 배구 흥행의 주역이다. 박세리는 중심을 잡아주는 레전드다. 다들 팬덤이 있는 분들이라 유리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조건은 서로 다른 종목의 선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섭외 전 서로 알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모르더라. 선수촌에서 마주치는 것 빼고는 만날 일이 없다고 하더라. 또 선수촌에 들어가는 종목이 한정되어 있고 골프, 피겨스케이팅은 개인 위주 운동이다보니 서로를 알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방 CP는 "영웅들이 하나씩 모이는 '어벤져스' 같다. 각자 특기와 종목이 따로 있으면서 미션을 통해 친해지는 과정이 궁금했고 관전 포인트였다. 연령대도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전문 방송인들이 아니다보니 순조롭게 촬영이 진행되지는 않았단다.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연령대가 다른 사람들끼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논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을 터. 방 CP는 첫 촬영을 회상하며 "멘붕이었다"고 말했다.
"첫 촬영날 멤버들이 만나는데 어색할 줄은 알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너무 어색해 했어요. '이날 친해지지 않으면 이번 프로그램은 망했다'는 생각을 하고 갔는데 멘붕이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들도 오고 촬영장에 사람이 많았어요. 갈비집에 모여서 관계자들이 '방 CP 어때?'라고 물어보는데 당황스러웠어요. 출연자 분들이 한 분 씩 도착하는데 (카메라 밖에서) 못만나게 하려고 동선을 따로했습니다. 사전 인터뷰 때는 막내들(재영, 다영 자매)이 발랄하고 패기 넘쳤는데 박세리가 나타나니 바로 경직되더라고요."
↑ 방현영 CP는 출연자들을 `발굴`한 느낌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 티캐스트 |
첫 촬영부터 방 CP를 걱정 시킨 출연진이지만 이들은 금세 화기애애해져 마음을 놓게 만들었다. 방 CP는 "바로 고기를 먹고 차로 함께 이동하니 자연스럽게 풀어지더라. 유명한 사람을 실제로 만나 당황한 것 같았지만 금방 풀어져 요즘 세대의 특징인가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방 CP는 "너무 시끄러워서 현장에서 이어모니터(마이크로 녹음 된 소리를 듣는 장치)를 빼놨다. 다음날 훈련으로 돌아가야 하는 멤버들도 있었는데 감춰지지 않는 해방감이 드러나더라. 물놀이도 처음이고 이것저것 다 처음인데 '이렇게 재미있는게 있었다니'라고 하더라"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 CP가 참신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신기한 주제의 이야기들이라고. 방 CP는 "도핑 테스트나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 진천 선수촌 등에 있는 선수들이 택배를 어떻게 받는지 등 이야기를 해주기 전까지는 모르는 선수들만의 삶을 말해준다. 거기에 대해 생각지 못해 궁금해한 적도 없는 내용들이자 세상에 이야기가 나올 일이 없던 내용들이라 신기했다. 신선한 이야기가 매회 나오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시청자들이 '노는언니'를 좋아하는 장점 중에는 '신선한 진행'도 있다. 방송인들의 예능프로그램에 익숙해져있던 시청자들에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노는언니'의 독특한 진행은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방 CP는 "발굴했다는 느낌이 녹화하면서 들더라"며 뿌듯해 했다. 그러면서 "요즘 방송가 추세인 관찰 예능으로 가자고 카메라 감독과 작전을 변경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할 때는 준비하고 큐 사인을 주는데 이번 촬영에는 그냥 '녹화 할게요' 정도만 알려준다. 조용히 시작하면서 놀러온다는 몰입을 해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예능적인 언어, 문법을 구사하지 않지만 순수한 모습을 보는 것이 좋더라. 첫 촬영을 하고 보는데 기분 좋은 신선한 호감이 들었다. 힐링이 돼 편하게 편집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런 진행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방 CP는 "육아 예능을 찍는 것처럼 가림막을 하고 카메라 감독님들이 숨어있기도 하는데 출연자들이 카메라 동선을 생각하지 않아 난이도가 높다"면서 "보통 예능에서 카메라를 의식하며 원형으로 둘러 앉지는 않는데 친구들 만나 이야기를 하듯 둘러 앉더라. 남현희가 가장 카메라에 등을 많이 지는 분"이라며 웃었다. 그 덕에(?) 제작진은 최대한 여러 각도로 촬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직 선수들도 있다보니 촬영 일정 잡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방 CP는 해결책으로 '노는언니'의 유연한 시스템을 꼽았다.
"격주로 일요일에 촬영하는데 경기, 훈련 등으로 인해 매번 출연하기 어려운 멤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연한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새로운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