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는 국채와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채권은 대부분 금리 상승 부담을 피할 수 없지만 오히려 금리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 중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 멕시코 석유공사 페멕스(Pemex)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4년 9월 만기(4년물) 페소화 채권이 11.5%, 2027년 3월 만기(6.5년물) 달러 채권이 7.5%에 달하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페멕스가 고금리를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부채비율이 171%로 높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1938년 헌법 27조에 따라 석유자원을 국유화하면서 한때 정부 재정의 40%를 의존할 정도로 페멕스 수입에서 많은 자금을 세금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최근 해상 유전개발 기술 등을 확보하지 못해 페멕스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페냐 니에토 전 정부에서 에너지 개혁을 추진했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정부가 백지화하면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페멕스 같은 고수익 채권에 투자할 때는 리스크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우선 페멕스 부도 리스크다. 페멕스 부채비율이 높지만 핵심 공기업으로서 멕시코 정부 지원 가능성이 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정부와 페멕스 등급을 똑같이 BBB0로 부여하고 있는 이유다.
둘째 페멕스를 지원할 멕시코 정부 신용도다. 현재 BBB0(S&P)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정 악화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정부 부채비율이 45%에서 55%로 높아지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타결되면서 향후 미국 경제와 함께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셋째 높은 환율 변동성이다. 현재 달러당 21.6페소인 환율이 향후 4년간 20~23페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여 고금리 수익에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일정 수준 손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환율에서 약간 손실이 나더라도
연말 연초 금리 상승기간에는 페멕스 같은 고금리 채권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이후 내년 중반 금리가 안정을 찾게 될 때 다시 우량채권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