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가 5G(세대)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 투자 가속화를 위해 44조원 규모로 자회사 NTT도코모에 대한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선다.
NTT가 휴대전화사업 자회사인 NTT도코모의 완전자회사화에 나선다고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NTT는 현재 도쿄증시에 상장된 NTT도코모의 지분 66.2%를 보유하고 있다. TOB를 통해 나머지 34% 가량의 지분을 사들이다는 계획이다.
현 주가와 30%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TOB엔 4조엔(약 44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 기업의 TOB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NTT측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한다.
NTT는 현재 보유 중인 1조엔 가량의 현금과 함께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TOB가 완료되면 NTT도코모는 1998년 상장 이후 28년여 만에 상장 폐지된다.
NTT가 TOB에 나서는 것은 첨단기술 투자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NTT와 NTT도코모는 모두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때문에 양사 주주간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그간 투자 속도가 해외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NTT 측은 NTT도코모 완전 자회사를 통해 향후 그룹차원의 투자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TT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기존에 비해 100배 빠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공격적을 추진하고 있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는 4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내걸고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통신료 인하가 이뤄질 경우 NTT도코모는 물론 NTT 그룹 자체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완전자회사화를 통해 NTT도코모의 수익을 모두 그룹 수익으로 흡수해 요금인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NTT는 TOB가 완료되는 대로 비용절감에도 나설 예정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6월말 기준으로 NTT도코모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37%로 KDDI(28%), 소프트뱅크(22%)를 앞서고 있다. 다만 가입자당 매출이 낮아 올 회계연도까지 2년 연속 통신3사 중 영업이익 꼴찌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휴대전화 통신사업에
NTT의 시가총액은 28일 종가 기준으로 8조9000억엔 수준이다. 29일 NTT의 주가는 자금 조달 부담 등에 대한 염려로 5% 가량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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