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팀 "전기경련법, 조울증 환자 72%서 효과"

심각한 부작용설로 외면돼 온 조울증(양극성 장애) 치료법인 전기경련요법(ECT: electroconvulsive therapy)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됩니다.

조울증은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저조한 상태인 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라서 공식 명칭이 '양극성 장애'입니다.

그런데, 머리에 전기 자극을 주어 뇌에 경련을 일으키는 '충격요법'인 ECT가 표준 약물치료가 듣지 않는 조울증 환자에게 '구세주'(lifesaver)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탈리아 피사(Pisa) 대학 실험의학 전문의 질리오 브란카티 박사 연구팀이 2006~2019년 사이에 ECT 치료를 받은 조울증 환자 670명의 임상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환자의 72%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현지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60%는 망상, 공격적 행동, 비협조성, 감정적 과민, 신체적 과잉행동, 편집증이 사라졌습니다.

25%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상이 완화됐습니다.

이는 조증과 울증이 뒤엉켜 발생하는 과흥분, 불안, 적대감, 의심 같은 극단적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ECT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조울증 환자의 3분의 2는 기분 안정제와 향정신성 약물이 잘 듣지만, 나머지는 효과가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정신의학 전문의 루치오 비니 박사가 1938년 개발한 ECT는 짧은 시간 뇌에 전기 경련을 일으키는 정신질환 치료법으로 일주일에 2~3번, 6~12회 시행합니다.

ETC는 한 때 세계에 급속히 퍼져나갔으나 일부 환자 치료에서 골격근에 심각한 합병증(골절 등)이 나타나면서 점점 인기를 잃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는 초창기에 약물의 병행 투여 없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이러한 합병증이 간혹 나타났던 것이라고 브란카티 박사는 밝혔습니다.

지금은 전신마취와 함께 근육 이완제(muscle relaxant)가 투여되기 때문에 골절 위험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또 ECT의 전기 자극 형태도 개선돼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혼미와 기억 손실 위험도 크게 낮아졌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신경정신 약리학회(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화상 학술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