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산불이 서부 지역 와이너리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를 휩쓴 산불에서 발생한 연기가 수확을 앞둔 와인 포도밭을 오염시키면서 포도 농장주와 와인 양조장에 비상이 걸렸다고 현지시간으로 오늘(24일) N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현지 와이너리와 포도밭 농장주들은 산불 연기에 따른 포도 오염이 심각해 이 상태로 와인을 제조하면 상품화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와인포도 농장주 협회 존 아기레 회장은 "이번 산불은 의심할 여지 없이 와인 포도밭에 최악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산불 연기에 손상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해봤다면서 "맛을 보고 정신이 나가버렸다. 똥 맛에 플라스틱 맛이 났다"고 한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힐즈버그의 와인 양조장 주인 노아 도런스는 "흡사 캠프파이어를 할 때처럼 재 맛과 냄새가 포도주에서 났다"고 전했습니다.
와인에서 역한 맛과 냄새가 나는 이유는 산불 연기가 포도에 스며들면서 만들어진 탄소 화합물 페놀 성분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데이비스)의 애니타 오버홀스터 박사는 "페놀은 자연 상태의 포도에도 일정량 존재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나쁜 맛을 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와이너리들은 올해 만든 포도주에 '2020 와일드파이어(산불) 빈티지'라는 자조적 단어를 붙이는 사례도 있다고 NBC 방송은 전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와인 양조장은 포도밭 농장주와 이미 구매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산불 연기 오염 검사를 거치지 않은 포도는 아예 받지를 않고 있다고 아기레 회장은 전했습니다.
유명 와인 산지 나파밸리의 ETS 연구소는 현재 검사 요청이 접수된 포도 샘플의 경우 검사 결과가 두 달 뒤에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