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전세계에 퍼져 3000만 여명의 감염자와 10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중국이 이번에는 러시아산 수입 오징어 포장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됐다면서 자국민 감염 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은 지난 6월에는 수입 연어를 바이러스 확산 주범으로 지목한 적이 있고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부 외국 입국자들이라고 발표해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지린성 보건당국은 러시아산 수입 냉동 오징어 포장지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당국은 이날 위챗 계정을 통해 "지난 8월 24일~31일 사이 수입 냉동 오징어를 구매했거나 먹은 사람들은 당국에 신고하고 코로나19 감염 진단 검사를 받으라"고 공지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문제된 러시아산 냉동 오징어는 지린성 훈춘시 소재 한 회사가 수입해 지린성 곳곳의 냉동 수산 도매점을 통해 판매했다. 중국 관세청인 해관총서는 앞서 18일 업체들이 수입한 냉동 식품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면 1주일, 동일 업체 수입 식품에서 3회 이상 검출되면 1달 간 수입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음식이나 식품 포장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WHO는 중국에서 이른바 '코로나 연어' 소동이 벌어진 지난 6월을 즈음해 웹사이트를 통해 "코로나19는 동물이나 사람을 통해서만 전파될 수 있으며 식품 전파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설명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내 긴급 대응 센터를 비롯해 청공 칭화대 바이러스학 교수 등도 "코로나19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어류가 아닌 포유류를 통해 전파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한편에서 꾸준히 수입 냉동 식품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됐으며 이에 따른 전파 가능성을 발표해왔다. 대표적인 것은 '코로나 연어'다. 지난 6월 중국 관영언론들은 수도 베이징 소재 대형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 시장에서 사용된 수입 연어 절단 도마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되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산 연어 수입이 중단됐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는 시민들 불안감을 타고 연어를 먹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어 7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은 중국 각지에 공급된 에콰도르산 냉동 새우 포장에서 코로나19가 잇달아 검출됐다면서 전파 가능성을 제기했다. 8월에는 중국 산둥성 보건 당국이 수입 냉동 수산물 포장지 샘플 3개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가 사람이나 포유류 외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중국은 코로나19 전세계 대유행 사태 속에 각 국이 발원지 규명을 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진단키트 등 의료장비 원조 외교와 '글로벌 경제 협력 강조'로 대응해왔고, 최근 몇달새 바이러스는 수입 냉동 식품이나 해외 역유입 방문자를 통한 것이라는 점을 관영 매체를 통해 부각시켜왔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6일째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1일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집계된 신규 확진자가 총 12명으로 전부 해외 역유입 확진자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 중국 내 전체 누적 확진자는 총 8만 5291명, 누적 사망자는 전날과 같은 총 4634명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가 집계한 코로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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