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도권의 일일 신규 확진자 증가 규모도 점차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데다 언제, 어떻게 감염됐는지 분명하지 않은 환자 비중도 25%에 달해 코로나19 유행이 언제든 다시 더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9천558명으로, 1만명에 육박합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4천743명, 경기 3천972명, 인천 843명 등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과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는 8월 15일 이후 3주 가까이 세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고, 8월 말에는 하루 새 300여명이 새로 확진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7천200명)는 지난달 28일 1차 대유행의 중심지인 대구(누적 7천7명)를 넘어섰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이전보다 주춤하긴 하지만, 하루 평균 60∼8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친 수도권 확진자는 최근 나흘간(12∼15일) 90명, 66명, 81명, 80명을 기록해 일평균 약 79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금주 말 또는 내주 초 1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조만간 1만 명을 넘을 상황"이라면서 "최근 확진자 발생이 완연한 감소 추세지만 지난 6∼7월 50명 미만으로 관리되던 때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세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연일 급증하는 것이 방역당국으로서는 큰 부담입니다.
이달 2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2천209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552명으로, 25%에 달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감염 경로를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가 종교시설, 직장, 소모임, 대형병원 등 장소와 유형을 가리지 않고 곳곳으로 침투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선이 넓어지고 복잡해질수록 그만큼 방역 대응이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도권 산악 모임 카페 관련(누적 43명),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관련(누적 32명), 경기 이천시 주간보호센터 관련(누적 18명) 송파구 우리교회 관련(누적 10명) 등 중소 규모 감염이 잇따르는 양상입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수도권에서는 신
엄 교수는 "자칫 방역 측면에서 느슨해질 경우 추석 연휴를 전후해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요구하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