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G 도약'을 상징하는 기업인 화웨이(華爲)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오늘(15일)부터 반도체 부품을 새로 사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공고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세계의 전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승인 가능성이 불투명해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가 거의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부터 통신용 모뎀칩, D램과 낸드 같은 메모리에 이르기까지 화웨이의 모든 주요 제품에는 꼭 반도체 부품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화웨이는 앞으로 이동통신 기지국,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작년 5월 시작된 이후 계속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미국은 우선 작년 5월 자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각종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금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퀄컴 등 미국 업체들에서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게 됐습니다. 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도 정식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유럽 등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 칩을 대만 TSMC에 맡겨 생산하는 '우회로'가 막혔고 이날부터는 사실상 세계의 모든 반도체 구매 길이 막혔습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일부 부품 재고가 떨어지면서 화웨이가 더는 새 제품을 만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에도 계속 지금과 같은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는 존망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세계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옵니다.
아울러 화웨이 제재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세계
중국 기술 전문 매체 지웨이왕(集微網)은 어제(14일)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의 강화된 화웨이 제재로 한국, 일본, 대만의 협력 업체들의 영향을 받는 매출 규모가 294억 달러(약 34조8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