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급증한 '언택트 소비'의 최대 수혜기업인 쿠팡이 광주광역시에 대규모 첨단물류센터를 짓는다. 2023년 센터가 문을 열면 지역 고용효과만 2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쿠팡은 광주광역시와 '광주상생형 일자리뉴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쿠팡은 광주 평동3차 산업단지에 첨단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호남지역에 건설되는 첫 로켓배송 전국단위 물류센터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3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상온 물류센터와 신선식품 보관을 위한 냉장·냉동 물류센터가 마련된다. 쿠팡이 물류센터 한 곳에 상온과 냉장·냉동 물류센터를 동시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면적 약 17만㎡(4만8000평)의 대규모 물류센터로 호남지역 외에 전국에 로켓배송 상품을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번 물류센터 투자비용이 약 224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쿠팡은 광주물류센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품관리, 작업자 동선 최적화 시스템, 친환경 포장설비, 첨단 물류장비 등을 적용해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쿠팡과 광주시는 물류센터 건립을 통해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예상 신규 고용인원은 2000명 이상으로, 최근 20년 내 광주시가 유치한 투자 중 최대 규모다. 광주시와 쿠팡은 인건비 지출에만 연간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은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배송망 확충을 위해 전국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물류센터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시와 초대형 풀필먼트센터를 짓기로 최종 결정하고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약 7만8000㎡ 부지에 연면적 32만9000㎡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 들어서는 대전과 충북 음성에 각각 600억원과 1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 건설을 시작했다. 3곳 모두 2021년 중순 이후 완공 예정으로 연면적 합계만 축구장 60개 너비(약 40만㎡)에 달한다. 영남 전역과 충청권에 이어 이번 광주 물류센터 건설로 호남지역까지 아우르는 물류 거점을 구축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쿠팡은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대형 시설과 함께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물류센터도 꾸준히 늘린 결과 현재 쿠팡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배송기지인 로켓배송센터는 168개에 달한다.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27개)보다 6배 넘게 늘었다.
쿠팡이 매년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면서도 이처럼 물류 시스템 확충에 힘을 쏟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계속 늘어나는 온라인쇼핑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자 쿠팡 신선식품 배송품목이 일부 품절되는 사태도 벌어진 만큼 전국 단위의 대형 물류센터 건립으로 처리능력을 늘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류분야에 대한 쿠팡의 잇딴 투자가 가져온 고용유발효과도 상당하다. 쿠팡이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과 기업별 반기보고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기준 쿠팡의 고용인원은 3만7584명으로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쿠팡의 자체 배송직원인 쿠친(쿠팡친구) 1만명도 포함됐다.
증가 규모는 상대적으로 더 크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6월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이 1만1880명의 직원을 줄였다. 반면 쿠팡의 직원수는 올 6월말 기준으로 작년 12월보다 1만2277명이 늘었다.
이날 광주시청에서 이용섭 광주광역시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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