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1일부터 전시민 코로나19 진단 검사장으로 투입되는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 전경. [사진 = HKCEC] |
코로나19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홍콩대 위안궈융(袁國勇) 교수가 전국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앞두고 있는 홍콩 당국과 시민들을 향해 이 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콩 방역당국은 가을께 또 다시 대규모 감염 파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는 9월 1일부터 725만명에 이르는 전시민을 상대로 초유의 무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위안 교수는 이 같은 전방위 노력이 효과를 거두려면 시민 모두가 불편하더라도 자신이 들렀던 상점과 식당, 이용한 택시 번호판 등을 꼼꼼히 메모해 국가적 '깜깜이 환자' 공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당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전시민을 상대로 온라인 코로나19 진단검사 신청접수를 시작했다. 당국은 지난 21일 무증상 감염자를 조속히 찾아내 전염 고리를 끊기 위한 목적으로 6세 이상 모든 시민의 검사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준비해왔다.
그 결과 9월 1일부터 일주일 간 홍콩 전역에 141개의 검사소를 설치하고 6000여명의 의료진, 4000여명의 전현직 공무원 등을 투입해 진단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29일 온라인 신청 접수 개시 5시간만에 11만7700명의 등록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검사는 의무가 아닌 자발적 참여가 원칙이며, 방역당국은 신청자가 폭증할 경우 검사 기간을 9월 둘째주까지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대대적인 진단검사를 둘러싸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리의 생체정보가 중국에 넘어가 감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상당수 검사소가 학교와 주택가에 설치되다 보니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권위자이자 홍콩 당국의 팬데믹 대응에 자문을 하고 있는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홍콩은 가을과 겨울에 제4차 감염 파동에 직면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1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홍콩 내 신규 감염환자는 지난 28일 기준 13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낮아지는 흐름이다. 그러나 위안 교수는 이 같은 호전세가 일시적 현상일뿐, 더 큰 감염의 쓰나미가 가을·겨울께 몰아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부터 모든 시민들이 매일 자신이 이용했던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의 차량번호판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들렀던 식당과 15분 이상 머물렀던 상가들에 대해 꼼꼼히 기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전국민적 메모 노력을 토대로
그는 "설령 지금의 감염 확산세가 2주 뒤 완전히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는 (가을·겨울에 다가올 대유행 국면에서) 피로스의 승리(상처뿐인 승리)에 불과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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