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수십통의 내용이 미국의 전설적인 기자의 저서를 통해 공개됩니다.
북미갈등에 따른 전운, 한국의 중재에 따른 해빙,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비핵화 줄다리기, 협상의 교착상태 등 그간 급변해온 한반도 상황의 속살을 엿보는 기회가 될지 주목됩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2일) 더힐, CNN방송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사결정 방식 등을 주제로 다룬 밥 우드워드의 저서 '격노'(Rage)를 다음 달 15일 발간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드워드는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은 탐사보도 언론인으로서 저서 출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당국자들을 개별적으로 직접 인터뷰하고 대량의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드워드의 이번 저서에서 특별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와 미국의 대북정책입니다.
사이먼 앤드 슈스터는 이번 저서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편지 25통의 내용이 담긴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제1,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적이 없습니다.
사이먼 앤드 슈스터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한 통에서 두 정상의 유대감을 '판타지 영화'에서 나올 법한 관계로 묘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출판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교환한 친서들은 우드워드가 이번 책을 쓰기 위해 쪽지, 이메일, 일기, 일정표, 기밀문건 등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것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드워드는 이번 저서를 통해 국가안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붕괴, 흑인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행동도 폭로할 예정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년 간 재직하며 구축해온 본능, 습관, 스타일이 미국 정부가 올해 직면한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신간에 담겼습니다.
CNN방송은 우드워드가 책을 집필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이나 개인별장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하고, 전화 통화를 통해 10여차례 직접 인터뷰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목격한 이해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데에도 수백시간을 쏟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이먼 앤드 슈스터는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7주 앞두고 공개되는 '격노'가 올해 출판할 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유권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출판사는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트럼프 대통령의 질녀인 메리 트럼프의 '이미 과하지만 결코 만족을 모르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이면을 공개하는 서적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인 우드워드는 미국에서 전설적인 탐사기자로 명성이 높습니다.
우드워드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사임하도록 한 비밀공작반의 야당 도청사건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특종 보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 현 대통령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을 지난 49년 간 취재해왔습니다.
이번에 나오는 격노는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을 주제로 내놓는 두 번째 책입니다.
우드워드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고발한 저서 '공포'(Fear)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새 책인 격노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습니다.
우드워드는 이들 책의 제목을 주인공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차용하고 있습니다.
예전 저서인 '공포'는 "내가 그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진정한 권력은 공포에서 나온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따왔습니다.
신간의 제목인 '격노'는 "나는 격노를 밖으로 내보인다. 항상 그래왔다. 그게 자산인지 부채인지 모르겠으나 무엇이든 간에 나는 그렇게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서 발췌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