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장 방시혁, 이하 빅히트)가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외 공연 환경에도 불구,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와 유사한 상반기 실적을 2020년에도 이어갔다. 지구촌을 잠식한 '코로나 펜데믹'이 여전한 만큼 하반기에도 투어 재개 전망은 어둡지만 빅히트는 지난 수년간 공 들여 완성한 '빅히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4분기 방탄소년단 새 앨범 발표 등 이슈를 이어가며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빅히트는 13일 ‘2020년 하반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설명회’(이하 회사설명회)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올 상반기 매출 및 영업실적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방시혁 의장은 먼저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일정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되돌아보며, 어려움 속에서도 “빅히트가 추구하는 ‘콘텐츠’와 ‘팬’이라는 본질에 더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그 결과 앨범과 음원, 온라인 공연, 공식 상품,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해 2020년 상반기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상 K-IFRS 연결기준, 외부 감사 전 잠정 실적)
방 의장은 "올해 상반기 빅히트는 앨범과 음원뿐 아니라 온라인 공연, 공식상품, 영상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했다"며 "특히 빅히트 및 빌리프랩, 소스뮤직, 플레디스 등 소속 레이블의 성과가 컸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가온 앨범 차트에 따르면 100위 내 앨범 판매량 중 40%가 빅히트와 소속 레이브 앨범으로 집계됐다. 특히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MAP OF THE SOUL : 7' 426만장, 2위 세븐틴의 '헹가래' 120만장을 합하면 '톱 10 판매량'의 53%에 달한다는 게 빅히트의 설명이다.
하반기 앨범판매 전망 역시 밝다. 4분기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기 때문.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은 올해 해외투어를 하지는 못했지만, 영향력 있는 글로벌 행보만큼은 크게 주목 받았다"면서 "최근 발표한 앨범 7장이 모두 10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방탄소년단의 성과를 밝혔다.
이어 "오는 21일 방탄소년단의 새 디지털 싱글 'Dynamite'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면서 "이 자리에서 처음 말씀드린다. 멤버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새 앨범을 올해 4분기에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내년 데뷔 예정인 걸그룹에 대해 "이 팀은 지난해 전 세계 16개 도시에서 진행된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인원들이다. 아직 많은 것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저마다의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여러 명의 소녀들이 한 팀이 될 것이라는 점, 다국적 멤버들과 언어에 능통한 글로벌 걸그룹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며 "블록버스터 걸그룹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방 의장은 "빅히트는 콘텐츠 파워하우스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 좋은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지속적으로 발굴해 레이블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사실상 전무했음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던 비결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빅히트 생태계’를 들었다. 빅히트가 줄곧 강조해 온 빅히트 ‘위닝 포뮬러(성공 공식, winning formula)‘의 요체인 ‘빅히트 생태계’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레이블과 비즈니스, 팬덤을 연결하는 무한대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시공간이자 실질적인 사업 구조를 의미한다.
윤석준 Global CEO는 "지난 상반기 아티스트의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웠지만 IP(지식재산권) 사업의 확장과 콘텐츠 브랜딩 전략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은 아티스트가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빅히트가 구축해 온 사업 구조로 기업과 아티스트 모두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자평. 윤 Global CEO는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빅히트의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수익의 비중이 22.3%에서 45.4%로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론칭한 방탄소년단 캐릭터 ‘타이니탄(TinyTAN)’과 노랫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일러스트북 ‘그래픽 리릭스(GRAPHIC LYRICS)’ 등 아티스트와 음악 등 원천 IP로부터 캐릭터, 세계관과 같은 2차 IP로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가 사업모델을 만들어 온 점도 성공 요체였다.
론칭 1년을 맞은 빅히트의 자체 플랫폼 위버스(Weverse)도 업계에 뿌리내리며 팬덤 맞춤형 서비스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업 구조로서 가동한 빅히트 생태계의 사례로는 지난 6월 진행한 방탄소년단의 온택트 공연 ‘방방콘 The Live’이다. 윤 Global CEO는 “‘방방콘 The Live’는 공연 관람, 티켓과 공식 상품 구매, 응원봉 연동까지 모두 위버스에서 진행했다. 이는 빅히트 생태계 안에서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혁신”이라고 밝혔다.
이종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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