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계획인 라이브시티(Livecity) 사업이 4년만에 재개된다. 라이브시티 사업이 순항할 경우 2024년 경기도 고양시에 한국 최초의 K팝 전용 아레나(2만석 규모)가 세워지고 호텔과 테마파크, 쇼핑시설이 들어서는 등 한류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11일 경기도와 CJ ENM의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3차사업변경안'을 승인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준 고양 시장, 박근희 CJ그룹 부회장, 김천수 CJ라이브시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로써 CJ는 라이브시티 사업을 계획한 지 4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고양시가 건축허가만 내주면 곧바로 착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양시는 오는 19일 건축 심의를 열고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준공 기한은 2024년 말이다.
라이브시티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한류월드 부지 30만2153㎡에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사업비만 약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CJ E&M이 지난 2016년 'K-컬쳐밸리'라는 명칭으로 경기도와 사업협약을 맺으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정권과 도지사마저 바뀌면서 더 진전되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이후 CJ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2차 사업계획안을 만들어 경기도로부터 어렵사리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해 4월 놀이기구 중심의 폐쇄형 테마파크 대신 K팝 공연장인 아레나를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사업 내용을 다시 변경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는 등 K팝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 3차 사업변경안은 1년이 넘는 설득과 기다림 끝에 경기도의 승인을 얻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곳을 한국판 디즈니랜드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할아버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평소 가르침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 회장은 과거 CJ ENM 업무 보고 자리에서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한국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레나 공연장이 완공되면 우리나라도 'K팝' 위상에 걸 맞는 공간을 갖추게 된다. 한국 K팝이 방탄소년단·슈퍼엠·NCT127·몬스타엑스 등 활약으로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음악 콘서트 전용 공간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주로 사용되는 잠실 실내체육관(1만1000석), 고척 스카이돔(2만5000석),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1만5000석), 잠실 주경기장(6만9000석), 상암 월드컵경기장(6만6000석) 등은 체육 전용 공간이라 음악인들은 '더부살이'를 해야 했다. 무대 설치에 돈과 시간이 들 뿐만 아니라 연출과 장비 활용에도 제약이 컸다. 음악인들이 공연 전문 아레나 건설을 업계 숙원사업으로 꼽는 배경이다.
실제로 CJ는 아레나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최첨단 라이브 공연이 가능하도록 최신 IT 기술을 반영해 설계할 방침이다. 공연장 내부와 외부를 연계해 아레나 관람객과 단지 방문객들이 함께 콘텐츠를 즐기는 '인&아웃(In&Out)' 경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레나 건립 이후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 5월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글로벌 음악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를 맞아 주춤한 글로벌 음악시장이 살아나면서 2023년이면 연간 34조~35조원 규모로 회복해 매년 4~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의 방문으로 조성되는 공연장 주변 상권 역시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이익 중 하나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레나 공연장이 대중문화 성지가 됐다. 영국 런던 O2 아레나는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스피어스, U2 등 세계적 스타들의 공연을 유치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중 하나로 떠올랐다. 2007년 개장 이후 누적 관람객만 5000만명에 달한다. CJ 관계자는 "삼일회
[김효혜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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