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내 재산을 정부가 그렇게 쉽게 뺏어가지 마라","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위헌 입법 임대차 3법 당장 폐기해라"
부동산 대책 피해자 모임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근처에서 조세저항 집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규탄했다. ??은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0여명(집회 측 추산) 시민들은 이날 여의도공원에 모여 임대차 3법 국회 통과 등 최근 정부 일련의 부동산 대책에 분노하는 시위를 벌였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한 가운데 '임대차 3법 위헌','사유재산 강탈정부', '민주없는 독재정부' 등이 적히 포스터를 들고 시종일관 격앙된 어투로 정부를 비난했다.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시위를 마친 이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행진하며 성난 민심을 드러냈다.
천안에서 올라온 70대 A씨(여)는 "평생 모은 재산을 정부가 마음대로 뺏어가려고 한다"며 "정부가 마구잡이로 세금을 올리는데 분노해서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용인에 사는 40대 B씨(여)는 "지방에 있는 작은 원룸도 주택으로 치더라"며 "13년간 보유해 시세 차익 1억원이 났는데 다주택자라는 명목으로 양도소득세 4500만원을 정부가 떼어가 답답한 마음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만~2만원 아끼자고 세입자를 들일 때 에어콘 필터 청소같은 궂은 일까지 마다않고 했다"며 "중고 마켓을 찾아다니며 저렴한 물품을 사며 궁상맞게 한푼 두푼 모았는데 이렇게 정부가 한번에 가져갈거면 왜 그리 아둥바둥 살았는지 지난 세월이 후회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가족 단위로 참가한 시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부동산으로 촉발된 서민 밑바닥 민심 변화가 자못 심각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징표다. 동대문구에서 아내, 7세 아이와 함께 시위에 참가한 30대 C씨(남)는 "가진 집을 전세주고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데 대출이 막혀 사놓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할 방법도 없다"며 "와이프 명의의 신용대출까지 다 끌어쓴 상황에서 부모님 손을 벌릴 처지도 아니고 정말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시위에 참가한 50대 D씨(여)는 "남편이 열성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여서 지금까지 문 대통령만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서민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정부 행태를 보니 실망감이 더 큰 분노로 돌아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날 집회에선 정부의 개정 임대차법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임대차 보장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또 계약 갱신 시 임대료를 직전의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국회는 지난 달 30일 오후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재석 187인, 찬성 185인, 기권 2인으로 통과시켰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전원 표결 참여를 거부했다.
한 중년 남성은 "정부가 임대인과 임차인을 갈라놓은 것은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고 모든 국민들을 개·돼지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라며 "임대인과 임차인이 갈라진다면 결국 우리나라에 전세는 씨가 마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피해 모임측은 조세저항 집회와 실검 챌린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단체는 “정권이 국민의 재산을 착취, 수탈하고 항거하는 국민
모임 측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일 신도림을 시작으로 18일, 2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지난 25일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홍장원 기자 /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